기고(시) - 무섭지 않아? (최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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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 - 무섭지 않아? (최정 시인)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19.11.27 21: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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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무섭지 않아?

 

골짝 끝에 산다고 하면

다짜고짜 이렇게 물어본다

 

뭐가 무서워?

세상에서 사람이 젤 무섭지

 

낮은 산이 둘러싸면

어둠마져 이불처럼 포근하다

산짐승도 나와 같을 것이다

 

뭐, 청송이라구? 교도소?

 

아니, 소나무가 많아 청송이래

별빛조차 푸른빛이야

 

수도권 지인들은 하나같이

오지에 있는 교도소만 떠올릴 뿐

청송 꿀사과도

주왕산 폭포도 모른다

 

솔 향으로 숨 쉬는 일이

얼마나 근사한지 자랑해야 했다

 

그러나 말하지 못한 게 있다

 

도시에서 이십 년을 달리다 보니

바람 빠진 타이어처럼 속이 텅 비어 버렸다

 

무섭지 않냐고?

무서웠다

대충 눈 감고 사는 일이 무서웠다

 

텅 빈 속을 보이기가 두려워

골짝 끝에 나를 가두기로 했다

 

푸른 별빛 쏟아질 때까지

유배 중이다

 

 

최정 시인
최정 시인

 

최정 시인

1973년 충북 충주 태생.

인하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첫 시집 내 피는 불순하다(2008)로 등단.

20년간의 인천 생활을 정리하고, 2013년 경북 청송으로 귀농.

귀농 후, 두 번째 시집 산골 연가(2015) 발표.

현재 부남면 거두산 골짜기 끝자락에서 1천여 평의 밭농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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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규 2019-12-16 08:47:37
뭐가 무서울까요? 제가 보기엔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봅니다.

청송 현동의 어떤 사과농부 아내 그도 농부지요.
농업정책 대담자리에 참석해서 그의 발표를 나는 보았다.
청송사과 엄청 홍보했으나 그 사실을 청송군민신문에서 인터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자랑스러워야 할 일들인데 문재인 대통령과 한 끼 식사한 것이 겁이 나서 전형적인 보수지역 청송에 알리고 싶지 않을까봐 걱정된다.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 제일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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