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무섭지 않아?
골짝 끝에 산다고 하면
다짜고짜 이렇게 물어본다
뭐가 무서워?
세상에서 사람이 젤 무섭지
낮은 산이 둘러싸면
어둠마져 이불처럼 포근하다
산짐승도 나와 같을 것이다
뭐, 청송이라구? 교도소?
아니, 소나무가 많아 청송이래
별빛조차 푸른빛이야
수도권 지인들은 하나같이
오지에 있는 교도소만 떠올릴 뿐
청송 꿀사과도
주왕산 폭포도 모른다
솔 향으로 숨 쉬는 일이
얼마나 근사한지 자랑해야 했다
그러나 말하지 못한 게 있다
도시에서 이십 년을 달리다 보니
바람 빠진 타이어처럼 속이 텅 비어 버렸다
무섭지 않냐고?
무서웠다
대충 눈 감고 사는 일이 무서웠다
텅 빈 속을 보이기가 두려워
골짝 끝에 나를 가두기로 했다
푸른 별빛 쏟아질 때까지
유배 중이다
최정 시인
1973년 충북 충주 태생.
인하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첫 시집 『내 피는 불순하다』(2008)로 등단.
20년간의 인천 생활을 정리하고, 2013년 경북 청송으로 귀농.
귀농 후, 두 번째 시집 『산골 연가』(2015) 발표.
현재 부남면 거두산 골짜기 끝자락에서 1천여 평의 밭농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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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현동의 어떤 사과농부 아내 그도 농부지요.
농업정책 대담자리에 참석해서 그의 발표를 나는 보았다.
청송사과 엄청 홍보했으나 그 사실을 청송군민신문에서 인터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자랑스러워야 할 일들인데 문재인 대통령과 한 끼 식사한 것이 겁이 나서 전형적인 보수지역 청송에 알리고 싶지 않을까봐 걱정된다.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 제일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