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해엔 행복이 가득한 K-천국 원년을 기원한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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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해엔 행복이 가득한 K-천국 원년을 기원한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4.02.2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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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우리나라 경제는 선진국으로 인정받았고 한류는 세계의 안방을 메우고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의 ‘헬조선’의 외침은 우리 현실에서 부정적인 측면을 실토하는 몸부림이라고 믿어진다.

노력해도 한 것만큼 결과가 없다. 취업은 적성에 맞게 얻어지지 않는다. 내 집 마련은 꿈이다. 죽자고 몸부림쳤지만 늘 결과는 허탕이다.

극단에 이르면 부모·형제에게 죄악을 남기는 악물(惡物)이 되는 것도 두려워 울부짖는 젊은이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헬조선이다. 이 젊은이의 최후 결단이 내 DNA는 세상에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혼, 자녀 모두 포기한다.

이것이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0.78로 투영된 것이다. 한 기업인이 자기 회사 직원 출산장려금으로 자녀 한 사람당 1억 원을 내놓은 기사를 보았다. 기업인이 사회 환원 차원의 결단인가?

인구절벽은 기업, 국가 경제의 붕괴며 국가 존립 문제이기에 기업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한 애국적 발로인가?

아! 아직 한국은 헬조선이 아니야! 살만한 나라야!

새해는 헬조선을 날리고 행복한 K-천국 원년을 만들자고 한 촌로(村老)의 생각도 보태 본다!

 

(1) 복지정책의 정확한 근본 인식

복지정책은 산업화 진행과 깊은 관계가 있다. 산업화 진행에서 우리 가족문화는 산업화 진행과 비례하면서 야금야금 허물어졌다.

동서가 다르지 않다. 기독교 문화권은 효(孝)가 십계명에 들어 있고 유교문화권은 효가 만행(萬行)의 근본이라 명시했다.

효의 근간은 부모는 자식을 정성과 사랑으로 양육하고 자식은 훗날 부모가 노쇠했을 때 능력을 다해 부모를 봉양하는 것인데 자식들은 이 윤리교육을 자연스럽게 가족문화 속에서 습득하면서 성장한다. 이것을 반포지효(反哺之孝)라 이른다.

앞서 산업화한 유럽은 이 문제를 자식 양육은 부모가 하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윤리적 관계를 분리하여 국가가 책임지도록 제도화했다. 이것이 오늘의 스웨덴과 같은 복지 천국의 시발이 되었다. 복지정책에서 효를 소외시킨 정책은 수혜자를 행복하게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성공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복지에 많은 예산과 인력을 쏟고 있지만, 출산이 높아지지 않았다. 고독사, 노숙인, 무연고자, 자살자가 증가하고 있다. 효를 산업화 문명과 절충시키고자 고민했던가?

나무를 키울 때 원목을 바르게 키우고 옆 가지를 필요에 맞게 배열하여 키우듯이 복지의 근본인 효의 윤리에서 옆 가지로 출산, 의료 및 건강관리, 오락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책으로 행복감을 수혜자가 만끽하게 노력해야 한다.

가족문화의 해체를 가볍게 인식한 오류가 사회적 비극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지금이라도 복지의 근본 인식을 새롭게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2) 숙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제도 확립

다수결의 원칙 민주주의로 그동안 학습한 것이 지금에 와서 적폐로 쌓이는 형국에 왔다.

선거를 앞두고 자주 듣고 있는 편 가르기란 용어가 다수결의 원칙에서 온 적폐가 아닌가? 또한 숙의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지 않은가?

레슬링, 유도 훈련장에 매트가 깔려 있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농업에 동해, 서리, 태풍 등의 보험도 농민을 보호하는 매트이다. 뿐만 아니라 직불금도 같은 의미로 보아도 된다.

OECD 국가에서 우리가 어디쯤 서 있는지 볼 필요가 있다. 행복지수, 청렴도, 국가 세금 누수율, 기부문화, 노인 빈곤율 등등 살펴봤을 때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나뿐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매트가 엉성하다는 것의 방증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인구의 반을 수도권에 집결시킨 나라가 우리밖에 없다.

공공선(公共善)을 위해 국가, 학교, 사회단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공감 능력과 인성이 이타적(利他的)인 높은 가치교육이 가정과 학교, 사회가 나보다 약한 사람, 못 배운 사람, 가난한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위기에 처한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공동선인가를 신속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국가나 기성세대가 후대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가 관건이다.

우리 모두 서로가 매트가 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다수결 민주주의는 큰 힘을 얻지 못하지만 숙의 민주주의는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서구에서 다당제가 자리 잡고 있다. 한 정당이 독식은 불가하다. 그래서 연립정부를 만들고 군소 정당의 주장도 받아들인다.

그래서 선거법이 숙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지게 한다.

숙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제도를 계속 보완하고 연구해야 한다. 숙의 민주에 익숙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는 사회가 되면 그것이 바로 행복한 K-천국이 되는 과정이다. 국민 개개인은 공감 능력이 고조되고 기부문화, 청렴도 등 우리의 난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3) 자연을 소중하게 보존하는 국민적 합의

우리 국토는 고단하게 견디어 간 지 오래다.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인간이 밟고 있는 흙이 곧 몸이란 자연원리를 담은 철학이다. 국토가 고단하면 인간도 고단하고 흙이 병들면 인간도 병든다는 철학도 함께 한다.

필자는 현 거주지에서 90 평생을 살아온 산 증인이다.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 부남면 인구는 10,000명, 소 사육 두수는 줄잡아 2,000두는 되었다. 그때의 자연환경을 살펴보면 냇물은 1급수였고 민물고기는 1급수에만 사는 새우, 꺾지, 퉁가리 등이 우글우글했다.

지금 인구는 2,500명 소 사육 두수는 300여 두 정도인데 환경은 위험수위에 와 있다. 물은 이제 2~3급수로 변했고 1급수에 서식하는 어종도 잘 보이지 않는다. 환경을 망친 원흉은 바로 농약, 비료, 세제, 정화되지 못한 분뇨의 방류라고 본다. 하천 어디나 쓰레기가 묻혀 있고 이 쓰레기는 홍수로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대자연의 원리는 순환이다. 이 원리가 작동되지 못하면 생물은 병든다.

‘내 똥 3년 못 먹으면 죽을병 걸린다’는 철언(哲言)은 순환의 중요성을 함축한 것이다. 인간이 땅에서 나온 곡식을 먹고 에너지는 흡수하고 찌꺼기는 퇴비가 되어 다시 식물을 자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순환 원리를 국가정책 최우선 하는 히말라야 고원의 작은 부탄 왕국을 살펴보자.

부탄의 면적은 충청도와 전라도를 합한 정도이고 인구는 80만 명 국민 인당 소득은 3,000달러 정도니 수치를 보면 가난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식량은 자급자족되고 무상교육, 무상의료로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가운데 속한다.

관광객을 제한적으로 조절하고 체류비용도 하루 250달러로 높다. 오래 머물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이 모두가 환경을 고려한 정책이다. 부탄에는 히말라야 수원을 이용하여 전기생산이 쉬운 여건을 갖고 있고 이웃 인도가 전기를 수입하겠다고 요청함에도 서두르지 않는다.

그로 인해 자연환경에 어떤 변화가 올 지를 판단하는데 10여 년 지난 지금 그 사업으로 연 5%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부탄은 경제성장과 환경보전 두 정책 중 환경보전 정책을 최우선 하므로 그들의 문화 전통을 지키고 행복감을 안고 살아간다.

 

의사 증원 문제로 의협과 정부가 심각한 대립에 직면하고 있다. 그 속사정을 국민이 알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환경정책이 성장정책에 묻혀버리면 건강수명 65세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약봉지를 안고 살아가는 기대수명은 길어질 수 있지만,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없다.

자연을 인간이 지배하는 대상이 아니고 일원임을 자각하여 공존을 모색하는 자세가 사회적 상식으로 정착하고 사회적 규범으로 공감되면 공공선을 이룩할 동력이 치솟는 새해가 될 것이며 행복한 K-천국의 원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새해는 그런 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독자 여러분의 행복한 복이 충만하기를 합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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