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불어 정치 (1) 당신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오치규 오 선생 영어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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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더불어 정치 (1) 당신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오치규 오 선생 영어학원 원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2.03.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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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강남 좌파’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부자이지만 좌파이다.”라는 말입니다. 나는 부자이지만 빈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도덕적인 부자’라는 뉘앙스를 가진 말이라 많은 강남의 부자 지식인들이 ‘강남 좌파’를 스스로 표방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사회경제적 기반에 따라 행위와 의식이 결정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강남 좌파’는 ‘따뜻한 아이스커피’처럼 모순적인 말입니다.

단순하게 말해 보면 좌파는 빈자들의 논리이며 우파는 부자들의 논리입니다. 좌파는 평등을 추구하고 우파는 자유를 추구합니다. 좌파는 끊임없이 분배를 요구하고 우파는 성장 없이 분배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좌파는 공동체를 우선시하고 우파는 개인을 우선시합니다. 공동체를 우선시하므로 좌파가 도덕적이라 주장할 수 있지만,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입장에서는 우파가 오히려 도덕적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좌파의 극단적인 형태인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국가는 거의 소멸했고 모든 국가에서 좌파와 우파의 정책은 뒤섞이어 존재합니다.

좌파와 우파라는 말은 근대 사회를 낳은 ‘프랑스 대혁명’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부르주아(시민, 상공업자)들은 왕과 귀족의 구체제를 전복시키고 사회의 주도세력을 형성해 자본주의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를 이룩했습니다. 혁명 당시 입법의회와 국민공회에서 온건파는 우측에 급진파는 좌측에 앉게 되어 ‘좌파’와 ‘우파’라는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입법의회에서는 지롱드파-푀양파, 국민공회에서는 산악파-지롱드파의 좌우 대립이 있었으니 좌와 우는 상대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떤 도덕적인 우열의 관계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른 입장의 차이이며 언제든 변화 가능한 입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우파는 흔히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겨두기를 주장하지만, 좌파는 공동체나 국가가 적극 개입하기를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우파는 ‘작은 정부’를, 좌파는 ‘큰 정부’를 지향합니다. 좌파는 규제 강화와 세금 인상을 요구하고 우파는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를 요구합니다. 좌파는 민간의 자연스러운 흐름보다 국가의 조정과 통제를 통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겉멋 ‘강남 좌파’가 등장하거나 자신의 이념적인 입장을 숨기는 ‘샤이 좌파, 샤이 우파’가 등장하는 것은 자신을 둘러싼 지배적인 이념에 억압받고 있거나 좌우의 이념을 도덕적으로 생각할 때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흔히 좌파와 우파는 갈등과 대립 상태에 있고 도덕적인 가치를 내세우며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고 반대 입장을 배격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자신의 이념적인 입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내가 부자이고 이미 세금을 많이 내고 있지만, 공동체 전체를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내어야 하며 부의 불균등한 분배를 위해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좌파적인 입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가난에 허덕이는 낮은 임금의 노동자이지만 이런 상황을 국가가 구제할 수 없고 결국 민간 기업의 성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행동하면 우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즉 개인의 사회경제적인 상황보다 공동체 전체에 적절한 방향을 생각할 때 초월적인 입장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겉멋이 아닌 진정한 ‘강남 좌파’나, 타고난 멋쟁이 귀족 출신이었지만 평민들의 편에 서서 개혁하려 했던 로마의 카이사르는 그래서 언제나 가능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오치규 오 선생 영어학원(안동시) 원장

 

<오치규 원장 소개>

청송군 부남면 출생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정일학원, 종로학원 강사

2017년 가족들과 함께 귀향

오 선생 영어(안동시)학원 원장

저서: <성적역전 몸 공부법>, <다시 개천에서 용 나게 하라>, <삼국지 권력술>, <유방의 참모들>, <예수님의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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