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짧은 소설20] 비둘기와 개미 (박명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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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짧은 소설20] 비둘기와 개미 (박명호 소설가)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2.03.22 01:5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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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와 개미/박명호

 

 

졸졸졸 시냇물이 흘러갑니다.

맑은 시냇물에 파아란 하늘이 담겨 있습니다.

부는 바람에 잔물결이 곱습니다.

나무 위 비둘기는 그런 시냇물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때 어디선가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살려주세요!”

개미가 냇물의 얕은 물살에 떠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비둘기는 나뭇잎을 따서 아래로 던지려다

'땅에 사는 개미가 어떻게 물에 빠졌을까...‘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곤 나뭇잎을 던지려 했지만

개미는 이미 저만큼 떠내려 가버렸습니다.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쪽빛 하늘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이따금 하나 둘 단풍잎이 떨어집니다.

개미는 하나 둘 떨어지는 단풍잎의 고운 율동을 봅니다.

그 사이로 나뭇가지 끝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는 비둘기가 있었습니다.

곧이어 사냥꾼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냥꾼은 살금살금 다가와 총을 들어 비둘기를 겨누었습니다.

‘앗차, 비둘기가 위험하구나!'

개미는 사냥꾼의 발가락을 물려다가

문득 그때 일이 궁금해집니다.

'비둘기가 왜 나뭇잎을 던지려다 머뭇거렸을까...'

탕-

그러는 사이 사냥꾼의 총소리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박명호 소설가

 

<박명호 소설가 약력>

1955년 청송군 현서면 구산동 출생

화목초등학교 44회 졸업

199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장편소설/가롯의 창세기 등

소설집/ 우리 집에 왜 왔니, 뻐꾸기 뿔 등

산문집/ 촌놈과 상놈, 만주 일기 등

크리스천신문 신인문예상, 부산 MBC 신인문예상

부산작가상, 부산 소설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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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산서당 2022-03-22 19:23:29
늘 예리한 안목과 재치있는 터치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부럽

심상균 2022-03-22 09:50:00
개미도
우리와 같이
단순하고 건강하게 살야야 하는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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