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짧은 소설15] 하이 눈 (High noon) (박명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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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짧은 소설15] 하이 눈 (High noon) (박명호 소설가)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2.02.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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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눈(High noon)/박명호

 

 

 

봄볕이 창에 가득하다.

엄마는 먼지를 닦는지 햇살을 닦는지 호호 창에 붙어 있다.

아빠와 목욕탕 다녀온 아들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엄마에게 아빠 자랑을 한다.

“옆집 아저씨 꺼는 티코 만한데 아빠 꺼는 그랜저더라”

엄마는 코웃음을 쳤다.

“그랜저면 뭐하노, 터널에 들어오면 바로 시동 꺼지는데...”

그 소리를 듣고 있던 아빠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도 제2 터널에서는 쌩쌩 달린다.”

엄마의 목소리도 같이 높아졌다.

“너거 엄마도 뉴그랜저 뽑았다 캐라”

아빠의 대응은 서부영화 건맨보다 빠르다.

“아빠는 곧 3호 터널 개통 예정이닷.”

거실 창을 통과한 햇살이 건너 벽시계에 부딪친다.

땅... 시침과 분침이 정확하게 마주친다.

낮 12시 정오.

 

 

 

 

<박명호 소설가 약력>

1955년 청송군 현서면 구산동 출생

화목초등학교 44회 졸업

199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장편소설/가롯의 창세기 등

소설집/ 우리 집에 왜 왔니, 뻐꾸기 뿔 등

산문집/ 촌놈과 상놈, 만주 일기 등

크리스천신문 신인문예상, 부산 MBC 신인문예상

부산작가상, 부산 소설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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