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 - 낡은 구두를 버리며 (김순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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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 - 낡은 구두를 버리며 (김순화 시인)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1.12.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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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구두를 버리며

            - 김순화 -

 

신발장 정리를 하다

오래 신지 않은

낡은 구두를 버린다

 

몇번을 수선해서

더는 수선할수도 없는데

차마 확 버리지 못하고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낡은 구두 한 컬레

 

그 구두를 버리려는데

순간, 내가 무심결에 밟았던

꽃잎과, 낙엽의 상처들이

그 구둣발에 짓밟힌

개미와, 지렁이와, 이름 모를 벌레들의 죽음이

내 기억의 올을 잡고

걸어나온다

 

문득, 면목이 없다

 

낡은 구두를 버리며

무심히 밟고 지나쳤던

모든 상처들에

용서를 빈다

 

 

김순화 시인

 

<김순화 시인 약력>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효자동) 출생

부남면 구천중 7회 졸업

대구생활문협 회원

시인부락으로 작품활동

청송문협 회원

2021년 경북문단 신인상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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