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백신 소고(小考)(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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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백신 소고(小考)(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1.05.1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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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87세)

 

마을 앞에서 전세 버스를 타고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고 마을 앞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두 차례 맞췄다.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국민이 1800명을 넘었다. 이 가운데 70%가 65세 이상이다. 75세 이상 비율은 더 높다.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그 순위가 우선 되는 정책이라고 믿어진다.

우리 헌법에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다양한 목적으로 해외에서 활동하다가 그 지역 국가가 통제 불능의 조직에 우리 국민이 납치된 사건이 종종 발생하였을 때 온 국민의 열정적인 마음이 모이는 것은 국가가 있기 때문이다.

헌법에 명시한 바와 같이 국가가 신속히 국민을 구하라는 것이다.

외교부는 국민이 모르는 손실을 감내하면서 구출해냈을 때 국민은 환호한다.

75세 이상 고령세대가 헌법에 따라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나? 면면을 본다.

6·25 전쟁에 참전한 세대는 거의 우리 곁을 떠나갔다.

75세 이상 고령세대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던가? 지나치게 미안한 감정을 갖는 겸손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기에 수출전선에 기술력은 부족했다. 가격경쟁으로 외화를 획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노동자의 저임금은 농민의 저 농산물가로 연결되고 말았다.

그 고통 속에서도 허리띠 조이고 혼신의 힘으로 자녀교육을 통해 고급인력을 기업에 투입해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가장 밑바닥에는 75세 이상의 세대가 있다.

후진국이 경제성장을 논의할 때 한국을 모델로 하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는 고령의 농민에게 한 많은 추억이다.

이제 우리는 선진국에 진입했다. 이번에 G7 외교부 장관회의에 우리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다음 달 G7 정상회담에 우리 대통령이 참석한다.

진영논리에 의한 힘겨루기 과정은 그져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다.

해마다 고령자에게 실시하는 독감백신도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 백신과 인과성에 대하여 전문가들의 견해는 관련이 없다고 하면서 늘 거론되는 기저 질환 탓으로 돌리는 여지를 남긴다.

기저 질환이 없는 고령자의 수가 얼마나 될까?

독감백신은 코로나 백신에 비하면 양반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기피하자 각국의 유인책이 각양각색이다. 미국의 어떤 주에서는 백신 접종자에게 교통비 10달러를 지급하는가 하면 유럽에서는 접종자에 대해 외국여행을 허가하는 유인책도 내놓았다.

우리나라도 접종 신청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유는 접종 후 후유증 때문이다. 그래서 신청서에 자기 의향이라고 동의 서명하게 한다.

집단면역이 형성되자면 70% 이상 국민이 접종돼야 하고 특히 고령자의 접종률을 높여야 집단면역에 도움이 된다.

청송에서는 접종률이 매우 높아서 다행한 일이다.

버스가 접종센터에 도착하니 선출직 공직자가 줄줄이 차에 올라와서 장황한 자기 홍보를 한다. 긴장하고 있는 노인들이 어리둥절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기회로 이용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방역수칙을 어겨가면서 차 안을 배회하며 악수를 해댄다.

긴장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긴장 이완에 도움이 되는 덕담 정도로 인사를 했으면 좋을 텐데? 이런 모습은 아무리 공감과 배려를 하려해도 염치없는 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7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것이 염치없는 정치 행각에서 시민의 분노가 폭발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당헌을 고쳐가면서 후보를 내야 할 처지였나?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볼 때 제도나 법규가 엉성했지만,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가 현대 민주사회보다 청렴한 것은 공직자의 염치가 법보다 더 무겁게 여겨왔기 때문이다.

통증이 약하게 왔지만 견딜 만했다. 국가에 감사함을 마음에 새겨 이제 보답의 길이 꼰대 노릇 하지 않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는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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