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한 장애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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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한 장애인의 죽음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19.05.22 07:0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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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현욱(25세)
고 조현욱(25세)

 

청송군 소재 B요양원(이하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던 지적장애인 3급 조현욱(남, 25세, 현동면 인지리 거주) 씨가 음독자살을 시도,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 측은 고인이 사망한 지 3일이 지났으나 현재 고인의 사망 원인이 요양원에서의 과중한 업무와 장애인이란 이유로 요양원 내 근무하는 한 동료의 괴롭힘, 직원들로부터의 따돌림이라며 이에 대해 요양원의 사과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아직 장례식을 치르지 않고 있다.

 

청송보현요양원
B요양원

 

5월 21일 안덕 장례식장에서 만난 고인의 부친인 조종수 씨(1959년생)에 의하면 “큰아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요양원 내 근무하는 한 동료의 괴롭힘, 직원들로부터의 따돌림 등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5월 15일 저녁 9시경 자신의 집 주변에서 제초제로 쓰이는 맹독성 농약인 그라목손(Gramoxone)을 마신 뒤 안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5월 18일 오후 2시경 끝내 숨을 거뒀다”고 했다. 아울러 "아들이 유서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날까지 정신이 있었다“며 “아빠, 나는 장애인이 싫다. 장애인인 게 너무 아쉽다. 살고 싶다. 퇴사시켜 줘. 살고 싶다”며 괴로워했다고 한다. 본인은 장애인이란 이유로 직장 내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왔지만, 부모님들이 알면 오히려 더 걱정하실까 봐 계속 말도 못 하고 이제까지 참아 왔던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현재 고인의 부모님도 장애인이고, 3남매 중 여동생을 제외하고는 남동생도 2급 장애인으로 같이 요양원에 공공근로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남동생(22세)에 의하면 “2층과는 달리 1층에는 남자가 형 혼자라 자주 삽 들고, 풀 뽑고 여직원들은 기저귀 박스나 쓰레기통 등 무겁고 힘든 것을 옮겨 달라며 항상 형한테 시켰다”며 또 “직장 동료 M 씨가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을 형한테 자주 시키며 괴롭혀왔다”고 한다. 최근에 어떤 간호사가 귀띔해줬는데 “형이 음독하기 전날에 H씨가 형한테 일지를 2~3시간 동안 쓰게 했으니 스트레스를 좀 받았을 것이다”라고도 했다고 한다.

여동생에 의하면 “오빠는 한국사 고급 자격증,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고 장애를 극복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으며 요양보호사로 정식직원이 된 후 집에서 요양원까지의 거리가 약 2~3킬로 되지만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도 초기에는 매우 재미있어했다"고 한다.

청송군 장애인연합회 임한준 회장에 의하면 “직장에서는 장애인이 괴롭힘을 당하지 않고 충분히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에 대해 배려를 해야 하며 직원들에게도 일정 시간 교육을 해야 한다”며 요양원에서는 과연 이 규정을 지켰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한편 임 회장에 의하면 청송군 내 장애인은 총 2800여명 정도로 청송군민의 약 10% 정도 된다고 한다.

B요양원 C원장에 의하면 요양원에는 현재 정식직원이 42명이고 그중 요양사는 25명인데(그중 남자가 3명) 정식직원 중 장애인으로 등록한 사람은 고인 1명뿐으로 확인을 해 보니 지적장애 3급으로 초기엔 요양보호사로 공공근로처럼 일하다가 요양보호사를 취득 후 2017년 1월부터 정식 직원이 되었다고 한다.

C원장에 의하면 유족 측에서 피해보상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요양원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하다며 재단에 의뢰는 해놓고는 있지만 재단 형태라 어려움이 많다며 21일도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금 관련 회의를 하였다고 한다. 아울러 현재 경찰 조사를 받는 형편이라 애써 말을 아끼고 있다며 평소에 고인의 경우 장애인이라 우발적으로 혹시 어른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항상 노심초사한 면도 있다며 다른 직원과 달리 고인에게 야근도 다 빼주었다고 한다.

군청 주민 행복과 담당자에 의하면 현재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요양원은 총 3곳이며 향후 B요양원에 대한 행정지도 계획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니 지금은 어렵고 수사가 끝나봐야 된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유족측은 21일 저녁 고인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게 방치한 B요양원의 실체를 엄중히 수사하고 청송군청 관할 담당 부서의 관리·감독 소홀과 군청과 요양원 간의 유착관계 여부를 조사해달라며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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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 2019-07-30 20:01:5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서부환 2019-05-24 13:00:2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가 꿈꾸던 세상을 접고 죽음을 택한 분명한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 고인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깝네요....

이명화 2019-05-23 22:43:23
안타까운 죽음이네요!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동강 2019-05-22 13:58:53
아...안타깝네요. 아직 어린 젊은이 인데. 하고 싶은 일도 많았을텐데...사망에 이르게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우리 주변의 노약자나 장애인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 대한 복지 정책과 배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