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뜨거운 물이 펄펄 쏟아지는 온천, 더구나 공짜! (노매드 호주 교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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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뜨거운 물이 펄펄 쏟아지는 온천, 더구나 공짜! (노매드 호주 교민 작가)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0.08.02 21: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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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아웃백 노천 온천 이야기

이번에 호주의 아웃백으로 열흘간 여행을 다녀왔시다. 호주에 20년 가까이 살면서 많은 여행을 해보았지만, 아웃백 여행은 이번에 처음이었지요. 3000킬로미터 정도 달렸으니, 무지하게 먼 길이었어라. 서울-부산 거리가 400킬로미터 정도 되니, 부산에서 출발했으면 하얼빈도 훨씬 지났을 거구만요.

'아웃백' - 그러면, 스테이크 파는 레스토랑이 생각나시죠? 그러나, 그 "아웃백 레스토랑"은 미국 체인점이고, '아웃백' (Outback)은 원래 호주의 내륙 오지를 일컫는 말입니다.

여행이 새로운 경험을 준다더니 정말 그렇습디다. 아웃백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들은 지금까지 보던 것들과는 정말로 달랐더랬슈.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천연 온천수이었다오. 그야말로 온천수가 천지에 널려 있습니다. 얼마나 넓은 지역에 걸쳐 있냐면, 171만 1000 평방미터라고 하니깐, 한반도 전체 넓이의 8배 정도 되는 모양입디다.

저장량은 얼마나 되느냐? 64,900,000,000,000,000 리터이라고 하더이다. 감이 안 잡히지라? 이것은 올림픽 표준에 맞는 수영장 324억 개를 온천수로 채울 수 있는 양이라니 엄청나외다.

온도는 얼마나 되느냐? 파이프를 묻는 정도에 따라서 물의 온도 차이가 나는데, 어떤 곳에서는 펄펄 끓는 100도의 물이 나오고, 온도가 낮은 곳은 30도 정도랍니다.

파이프는 얼마나 깊이로 묻어야 온천수가 나오는가? 어떤 곳은 100미터가 안 되어도 온천수가 쏟아지고, 어떤 곳은 3000미터나 내려가야 한다고 하던데, 평균 깊이는 500미터라고 하데요. 설명이 길어지니, 사진 좀 보고 이야기 계속합시다.

 

스파의 기능 까지 갖춘 노천 온천 혼자만 즐기기엔 너무 아까와 보이지요?
스파의 기능 까지 갖춘 노천 온천

 

펄펄 쏟아지는 온천수가 보이지라? 36도라고 하더이다. 아주 쾌적한 온도이었수. 이른 아침이라서 쌀쌀하던데, 이 온천수에 들어가니까 따스히 따스히한 것이 온몸이 사르르 풀립디다. 폭포처럼 내리쏟아지는 온천수에 내가 머리를 담그고 있노라니, 내 친구가 사진을 찍었다오.

유황 냄새는 그리 많이 나지 않습디다. 아마도 온천 스파에 가장 적합한 지하수를 끌어온 모양이지요. 마사지에는 그만이었다오. 여행의 피곤이 싹 풀리더이다.

더욱 좋은 것은 이 온천 스파가 공짜라는 것이었다오. 시청에서 주민을 위해 세금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서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세금을 제대로 쓰긴 쓰나 보다,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듭디다.

이 온천장은 평소에는 자물쇠로 잠겨 있어요. 애들이 수영하다가 빠져 죽을까 봐 잠가 놓은 것이지요. 그래서,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이 온천장 바로 앞 가게에 가서 열쇠를 받아 가면 되게 되어 있소.

내가 나오니깐, 어떤 호주 사람이 나타나더니, 시커먼 선글라스를 끼고는 온천탕으로 들어가더라고요. 내가 물었지요.

"사진 한 장 박아도 될까잉?"

"좋도록 하려무나."

그래서 한 장 박았지라.

무지 좋은 노천 온천장이고 더구나 공짜인데도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니 흠... 참으로 기이하더이다. 한국 같으면 어떨까요? 보글보글 사람이 넘치고, 서로 엉덩이를 밀쳐서 좋은 자리 잡으려고 난리도 아닐 것 같소만.

다른 지역엘 갔더니, 거기에는 사람이 좀 있습디다.

 

호주 아웃백의 어느 사설 온천장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피부를 곱게 하려는 노력에는 남녀노소가 없습디다.
호주 아웃백의 어느 사설 온천장

 

위쪽이 뜨거운 온천이구, 아래쪽은 찬물탕이우. 그러니깐두루, 뜨거운 온천하다가 냉탕에도 들어가고 그러면, 건강에 더 좋다나? 어떤 흰머리 아찌가 냉탕을 즐기고 있소. 이 노천 온천에는 노인들만 있습디다. 노인 부부들이 여행하다가 온천을 즐기는 것이지요.

저번의 온천장은 시청 운영이라서 공짜이었지만, 여기는 사설이라서 돈을 받습디다. 하루에 6불, 일주일 하면 15불. 그러니깐두루 1만 3천 원 내면, 일주일 내내 아무 때나 와서 온천 할 수 있어라. 거기에는 탈의장, 수영장, 샤워실 이런 것이 모두 갖추어 있고요.

장애자를 위한 시설도 장치도 있습디다. 위 사진의 맨 앞에 보이는 스테인리스 작대기 같은 것이 그 장치이우.

온천 온도는 38도. 아주 따스히 따스히 하던데, 한국에 있는 온양 온천에 가면 물을 데운다지요? 여기는 천연 온천수 온도가 그렇다네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온천수가 많지 않아서 사용한 물을 다시 돌리는데, 여기는 그런 것 없어라. 한번 쓴 물은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새 온천수가 계속 땅속에서 쏟아져 나오니까.

어떤 나이 든 호주 아줌씨가 내 옆에서 온천을 즐기고 있기에 말을 걸어 보았지라.

"따스하니, 기분이 참 좋군요."

"이 온천 한 번에 10년은 젊어진다고 하니 여러 번 하이소!"

나는 하루 패스 사 가지고, 그날 하루 온천장에 여러 번 들락날락했는데, 오후가 되니 몸이 반질반질해지는 느낌이 옵디다. 그래서 같이 간 친구에게 물었어라.

"우뗘? 나 몇 살처럼 보이남?"

친구가 웃더니,

"하두 젊어져서 어린애 같구먼. 히히."

이 친구는 온천탕보다도 온천 식수에 관심이 많았어라. 온천장에서 마시는 물도 주었는데, 친구는 그 물이 맛있다고 연신 먹어대더군요. 2백만 년 동안 땅 밑에서 걸러진 먹는 물이라나?

뉴질랜드에 가면, 로토루아라는 곳이 천연 온천으로 유명하다고 합디다. 한국 사람들이 거기 가면, 그 동네 바위에 누워서 꼼짝하지 않는다고 하지요. 뉴질랜드는 추운데도 호텔 난방이 시원찮아서 밤새 떨다가, 따스한 온돌 구들장을 만나니 반갑기도 하겠지라. 그런데, 갔다 온 사람들이 그러는데, 온통 유황 냄새가 가득하여 숨이 막힌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이 호주 노천 온천들은 그런 유황 냄새가 심하지 않아서 좋더이다. 더구나 공짜 아니 깠씀메?

암튼, 내 피부가 많이 좋아졌어라. 등싸대기가 가끔 가려워서 등 긁개가 필요했었는데, 그 가려운 증상이 사라졌구먼요. 얼굴 피부도 보드랍고 매끄러워졌고요. 예뻐지고 싶은 여자분들은 꼭 한 번 가보시라우요.

참! 그런데 이 온천장들은 노천에 있고 또 남자들도 오는 곳이니, 다 벗으면 안 되우. 수영복은 꼭 입으시라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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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020-08-08 19:19:10
필자에게 최소한 게재 완료 여부, 그리고 기사 링크를 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편집자의 예의 라고 생각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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