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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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0.01.02 16: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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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새해가 되면 모두가 희망을 품게 된다.

지난 한 해가 마음 한구석에 빈자리가 많았다면 더더욱 새해에 대한 기대를 확대하는 것이 어쩌면 본능적인 심성이 아닐까 싶다.

올해는 선거의 해다. 요즘은 대통령 선거부터 지자체 선거, 국회의원 선거, 조합장 선거 등 선거가 없는 해가 없다. 게다가 올해는 선거법이 개정되어 더욱 혼란스럽다. 최근에 예비후보가 있고부터 선거 몇 달 전부터 휴대전화기가 요란스럽다. 정의롭고 풍요로운 세상이 이번 선거를 통하여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을 품게 하는데 충분하다.

옛날엔 합동유세가 있어 한자리에서 후보를 비교도 하고 '옳소!' 하고 불만을 발산시키고 손뼉도 치고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홍보물과 휴대전화기의 문자를 보고 결정해야 하니 더욱 어렵다.

조합장 선거는 완전히 깜깜이 선거를 하니 휴대전화기가 곤욕을 친다.

선거운동 과정을 통하여 숨겨있었거나 덮여 알려지지 않았던 부조리와 비리가 공개되고 개선의 의지와 방법론에 경쟁이 과열되기도 한다.

그래서 선거가 대자연의 태풍과 같이 대청소의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런 기능의 악용을 막기 위한 선거법의 엄중함도 함께 한 이유이다.

우리의 선거 역사는 무려 70년이나 된다.

우리의 교육열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앞서 간다. 문맹자가 거의 없는 나라다. 법으로 보면 선거가 공정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부정이나 당선자의 직무수행에서 약속과 다르게 부정을 저질러 법정에 서는 일이 우리를 실망하게 할 때가 마음 아프다.

그런데 선거 때가 되면 답답함을 느끼는 일 하나가 있다.

울긋불긋 조화롭게 짜인 화단을 보노라면 마음이 평온하다. 조화롭다는 것은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를 지도에 정당별로 색깔로 표시한 대한민국 지도를 보면 가슴이 꽉 막히는 감정을 느낀다.

서울, 경기, 인천, 충청도는 그래도 조화로운 꽃밭으로 보이는데 영남, 호남, 강원은 어찌 그렇게도 한 색으로 도배할까?

이런 선거에 실증을 갖고 투표율은 늘 낮아지는 실정이다.

선거는 선출직 권력을 국민이 시한적으로 위임시키는 행위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 혹은 정당은 그다음은 표를 안 주는 것이 이치에 맞는데 까마귀 고기를 먹었는지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또 선거는 자기 삶의 처지와 관계를 이어야 하는데 농민이 농촌을 위해서 일 할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지 기업을 이롭게 하겠다는 후보에게 농민이 표를 준다면 그것은 선거의 문맹자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꽃이 아름다우면 줄기인 민주주의도 아름답게 되는 것이다.

70년의 세월은 강산이 일곱 번 바뀐 긴 시간이다. 선거의 발전 과정도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이해를 못 할 것이다.

고무신, 막걸리 선거, 금권, 관권 선거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이제 누구도 스스로 선택할 능력이 있다. 옛날같이 “어디 찍어야 하나?” 묻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그만큼 수준이 향상되었다.

그 수준에서 한 단계 발전해야 할 과제가 있다. 선거의 생명은 교체를 통하여 생동하는 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을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선거 선진국인 영국이나 미국 등이 한 정당이 10년 이상 집권하는 경우가 드문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물은 고이면 썩는다.

이 원리를 알면 우리는 선거의 선진국으로 진입한다.

우리 국민 수준이 거기에 다다르면 정치는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살아나지 못함을 잘 알고 국민의 뜻을 따라온다.

국민 수준보다 앞서 가는 정부는 없다는 말이 있다. 국민의 정치의식이 낮으면 정부의 수준도 낮아서 부정부패가 만연하지만, 국민 수준이 높아지면 정부의 수준이 높아져 정의로운 사회로 다가간다.

국민은 형이다! 정치는 아우다! 형을 앞지르는 아우가 없다는 말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를 기대하는 어리석은 형이 없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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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 2020-01-03 10:01:12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지역을 위하여 수고해 주실 것을 간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