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청송을 떠나는 정형외과 장훈재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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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청송을 떠나는 정형외과 장훈재 의사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19.12.29 21:17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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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군 보건의료원 정형외과 장훈재 의사
청송군 보건의료원 정형외과 장훈재 의사

 

청송군 보건의료원 정형외과 1 장훈재 과장이 이달 31일부로 청송을 떠난다.

장훈재 의사가 부임하던 불과 1년 4개월 전만 해도 청송군에는 무릎관절, 어깨,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연로한 어르신이 많았었으나 청송군 보건의료원에는 이를 치료할 마땅한 전문의가 없었다.

장훈재 의사가 청송으로 부임한 이후, 그의 뛰어난 의술과 친절하고도 지극정성으로 환자를 진료한다는 소문이 청송군뿐만 아니라 인근 시, 군에도 빠르게 퍼져 진료 예약을 하려면 한 달 전에 해야 가능하고 당일 진료를 희망하면 새벽 3시까지는 와서 대기해야 가능하다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본지는 청송을 떠나는 장훈재 의사와 어렵사리 인터뷰 기회를 잡게 되었다. 아래는 그 인터뷰 내용이다.

질문 : 청송을 떠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답변 : 막상 떠난다니 서운하고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어 한 달 정도 많이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질문 : 어르신들께 잘해주신다고 소문이 있던데 떠나신다니 혹시 보수나 대우, 계약 문제입니까?

답변 : 아닙니다. 청송에서 한 3년쯤 있다가 의사 생활을 마감하려 했으나 도중에 하차하게 되었는데 서울에 90이 넘으신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는데 지금 어머님께서 편찮으셔서 병간호하러 올라가야 합니다. 청송에 내려올 때 지방 근무를 하겠다고 말씀드리지 못하고 왔는데 당시만 해도 건강하셔서 3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만 최근에 아주 편찮으시다 보니 찾아뵙는 횟수가 잦아지니까 저 스스로가 견디기 어렵습니다. 9월 초에 의료원 관계자분들께 사정을 말씀을 드리고 후임자가 선정되면 떠나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행히 관계자분들도 그 정도면 구할 수 있다고 동의해 주셔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질문 : 제가 보기엔 요즘 세대에 흔치 않은 효의 '본보기(role model)’입니다.

답변 : 저의 부모님께서 병중에 계시지만 젊을 때 장사하시면서 4남매를 키우시느라 힘드셨습니다. 자식 된 도리로 돌아가실 때까지 어떻게든지 모실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제 동생들도 동의했습니다.

질문 : 어떤 동기로 청송의료원을 선택했는지요?

답변 :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청송군이 끌렸습니다. 하루 휴가를 내서 청송을 오려하니 저의 집 식구가 300킬로가 넘는 장거리 운전이라며 함께 왔는데 우연히 병원을 한 번 둘러보다가 병원 돌아가는 광경을 보고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집 식구도 동의했고 마침 정형외과 선생님도 계시지 않아서 의료원 측에 문의하니 알선해 주셔서 일사천리로 휴가를 마친 다음 날 사표를 내고 한 달 만에 청송으로 내려왔습니다.

질문 : 의사로서 청송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요?

답변 : 아쉬움이 큽니다. 부모님께서 편찮으시지 않았으면 정형외과 의사로 마지막을 여기 청송에서 한 3년간 보내려고 했었습니다.

질문 : 보람이라면 어떤 것이 있는지요?

답변 : 제가 전문의로 약 36년간 근무했는데 평생 의사생활 중 실력이 가장 좋은 때가 여기 청송에서 진료하는 지금인데 어디서 이렇게 노령 환자분을 집중적으로 진료할 수 있겠습니까? 소중한 시간이었고 그분들 도움으로 공부도 많이 했고 모든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청송에 와서 세 가지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는데 세 가지 모두 환자분들에게 설명을 잘해드린 것 같습니다. 서울에는 흔치 않은 꼬부랑 어르신들의 허리를 펴주는 것, 일을 많이 하시다 보니 칠십견 어깨 통증, 무릎 관절염인데 많이 해드린 게 보람이라면 보람입니다.

제 옆에 공보의 전문의 박성배 선생님도 지금 무척 열심히 공부하고 계십니다.

질문 : 앞으로 어르신 환자분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은 뭔지요?

답변 : 청송 어르신들은 대체로 관절은 좋지 않으나 근육상태는 좋습니다. 따라서 아픈 관절을 튼튼한 근육들이 많이 보강해 주고 있기 때문에 경력 있는 의사가 방향만 잘 잡아주면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경력이 있는 의사가 청송에 오시면 청송군민들은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을 것인데 후임 선생님으로 만나보지는 못했으나 50대 중반이라고 하니 경력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되고 충분히 소화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질문 : 지방이라 의료 인프라가 좋지 않을 수 있는데 의료 관계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답변 : 지방 의료원에 정형외과 선생님이 두 분 있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군수님께서도 이른 시간에 병원을 자주 방문해 주시는 그 자체가 저한테는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여기서 더 근무한다고 해도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의료원 관계자분들도 이른 새벽에 예약 환자분 명단을 정리해야 하는데 그게 정말 눈물겨웠습니다. 정형외과가 없어 그런지 영양군에서도 오고 의성, 영덕, 포항, 심지어 안동에서도 오셨습니다. 많은 분이 ‘건강하셔야 해요.’하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저로서는 영광된 자리였고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질문 : 향후 의사생활을 계속하실 건지요?

답변 : 부모님 병간호가 우선이고 앞으로 그런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나이 관계로 개업하지 않고 약간의 도움을 주는 선에서 부정기적으로 일하고 싶습니다.

 

의료 윤리가 무너져 가고 있는 이 시대에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가진 의사가 어딘가 또 있을듯한 확신을 이 인터뷰를 통해 갖게 되었는데 장훈재 의사의 앞길에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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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2019-12-30 17:21:28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공유해도 되죠

일농 2019-12-30 13:07:50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현대판 반포지효를 실천 하시는 선생님께 존경을 올립니다
새해는 어머님이 선생님의 효에 응답하시기를 기도 합니다

조학제 2019-12-30 08:23:50
정말로 친절하시고 정성것 환자를 돌봐주시는 분인데 부모님 모시기위해 떠나시다니 ㆍㆍ
의료인이면서 효성이 지극하신 선생님 오래오래 몸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김영철 2019-12-29 22:27:19
장훈재 과장님의 진료를 받기위하여 제가 새벽4반경 갔는데 인근모텔에 방잡아놓고 기다리는분들 또는 간이덥게를 갖고 와셨는분들이 미리계셔서 접수를 그때했는데 순번84번이라 그날은 저의 집 사람의 무름관절 치료를 못 받고 돌아서면서 TV뉴스에 보도되는것이 다른곳의 이야기를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를 저는 두번경험했습니다 최근 마지막은 집 식구가 3시반부터 적어놓고 기다려 진료를 받고 왔다고 헀습니다
오토바이를 장기타다가 무름안쪽 연골이 없어 진료를 받기위해
방문했는 경험담 입니다
청송의료원 장훈재 과장 청송에 오셔서 많은 분들의 아픔을 치료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항하셔요

서부환 2019-12-29 21:43:08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차후 이분을 다시 청송으로 다시 모실수 있는 정성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