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견) - 통일부는 ‘통일 不’인가, 개똥인가(최삼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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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견) - 통일부는 ‘통일 不’인가, 개똥인가(최삼경 작가)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19.12.17 21: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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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습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한 연설의 내용이다. 그야말로 한라에서 백두까지 뜨거워진 순간이자 현대사의 분단 상황이 잠시의 해프닝으로 종말을 고하는 순간이라고 느꼈다. 이제 곧 개마고원을 거쳐 백두산도 오르고,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 베를린으로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1년도 더 지난 지금,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달라졌는가.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거미줄이 꽃피고 있다. 금강산 관광 중지로 강원도 고성, 속초의 지역 경제는 4천억이 넘는 피해를 내고 있으며, 이밖에 접경지 불안증대로 감소하는 체감적 경제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이는 비단 강원도의 지역적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섬나라로서의 물류비용, 국방비용에 작금의 이념적 갈등비용까지 합하면 그야말로 계산 자체가 난감할 지경이다.

왜 우리 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허용하지 않는가. 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지 않는가. 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지 않는가. 이는 UN제재의 내용에도 빠져 있다. 작년 한해만해도 중국인 관광객 120만명이 북한을 방문해 관광을 했다. 뭐가 문제인가.

기실 통일은 어떤 상황이 되는 것인가. 한번도 통일된 나라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터라 자세한 사항은 알 길이 없다. 다만, 통일이 안 되어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좀 짚어볼 수는 있겠다. 그 문제들은 어떤 것인가. 기실은 지금 나타나는 일의 거의 전부라 얘기할 수 있겠다. 알다시피 한때 ‘반공’이 국시였고, 우뇌만 써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당연히 한쪽만 보고 운동장은 기울었다.

근로가 들어서고 ‘노동’은 천대 받았다. 인간의 존엄은 물러가고 발전 구호가 내붙었다. 이 왜곡을 먹고 사상적, 심리적 좀비들이 자라났다. 깨인 사람들은 간첩이 되었고, 폭도로 몰렸다. 안 그래도 작은 나라가 이념, 지역, 빈부, 세대 간 갈등의 육박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여기에다 달팽이 마냥 집 한 칸으로 대박을 치는 사생결단으로 이어지는 아파트와 교육 문제 등도 다 분단에 기반을 둔 사생아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 한반도 남쪽에는 제주 해군기지도 모자라 사드배치, 평택 미군기지 등 방위비 분담금을 6조까지 요구하고 있다. 6조면 미군 1인당 2억원의 비용으로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을 절반으로 내릴 수 있는 비용이다. 우리 경제력은 세계 11위이고 군사력은 세계 7위(북한은 18위)라는 평가인데 이 무슨 해괴하고도 전도된 일상의 연속이라는 것인가.

통일부는 남북 교류에 관한한 창구 단일화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그렇다면 나라의 수장이 결정한 사항을 왜 이행하지 않는 것인가. 금강산 관광이 무슨 유한마담들의 나들이가 아니지 않는가. 통일부는 이를 왜 이행하지 않는가. 도대체 통일을 원하기는 하는 것인가. 더 많은 차원에서 더 많은 교류와 신뢰회복을 왜 지원하지 않는가. 급기야 강원도 도민들은 ‘금강산관광재개범도민운동본부’요구를 결성해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 통일도 우연이라지만 이런 수많은 교류들이 전제로 있었다. 어디에 써 보려고 찾으면 없는 것이 개똥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제 통일부가 대답할 차례이다. 왜 금강산 관광이 안되는 것인가.

 

최삼경 작가
최삼경 작가

 

 

최삼경 작가

 

자유기고가

소설가, 시인

 

* 참고로 상기 글은 강원일보 12월 13일자에 게재된 '금강산 관광은 왜 안되는 것인가'의 초안으로 최작가님의 허락에 의해 본지에 다시 게재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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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원일기 2019-12-18 22:40:30
청송군민신문 단체카통방 구성원 중 일부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이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이든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해 퍼주기니 남한을 북에다 통째로 넘겨준다느니 빨갱이니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의 틀에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60~70년대 사고방식에서 이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요?

박명규 2019-12-17 21:18:09
역사와 우리를 말 하시는 군요.
오래만에 귀하신글 보았습니다.
귀하신분 만났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