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견) - 대통령님, 농촌 소멸을 막아야 합니다. (배용진 전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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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견) - 대통령님, 농촌 소멸을 막아야 합니다. (배용진 전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19.12.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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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남아 외롭게 매달린 달력이 애처롭고 희망보다 절망스러운 감정을 갖게 하는 연말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난관도 극복할 민주의식과 사리판단을 할 힘을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이해가 가기 전에 대통령님께 현대판 상소(上疏)를 올립니다.

여러 전문기관이 밝힌 자료를 보면 이미 농촌은 소멸에 진입된 상태라고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저가 사는 산촌을 살펴보면 실감 나는 현실이 뚜렷합니다.

면 소재지 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마을에 70대 이상 층이 50%가 넘어선 마을이 많고 마을에 젊다는 연령층이 50~60대가 되고 있으니 특별 정책이 없으면 10년 이후 읍면 소재지를 벗어난 마을은 인적이 없는 폐촌이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있겠습니까? 우선순위를 따지다 보면 농업은 늘 뒷전이 된 역사가 있습니다.

농공병진(農工竝進) 정책이 선공후농(先工後農) 정책으로 진행되다가 저 농산물가 정책으로 수출산업을 지원했고 고도성장을 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 하고 개발도상국들의 모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농업이 붕괴하고 농촌이 소멸하게 이르러 우리 사회가 비극적인 삶의 부메랑을 받아들이게 된 지경에 오게 되었습니다.

독일, 스위스와 같은 나라의 정치, 경제가 대체로 안정하고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바로 농업을 안정시킨 데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지면 관계로 농업을 경제외적으로 먼저 보겠습니다.

농업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 공생하는 관계에서 인간이 그 에너지를 얻어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갑니다.

경제적으로 농업을 보면 증산과 저투자, 즉 화학을 이용하여 자연을 죽이는 농업으로 농업대국과 경쟁을 하자고 했습니다. 승산이 있었습니까? 농민은 생산비 보장하라고 외칩니다.

그때마다 우는 애 사탕 주어 달래듯이 농업정책을 지금까지 미봉적으로 해왔습니다.

농업을 생명이라고 하는 것은 먹을거리로 배를 채운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닙니다. 흙 토(土)자를 보면 새싹을 상형(象形)한 문자입니다. 농협의 마크가 바로 흙 토(土)자의 상형입니다.

모든 삶의 뿌리가 농업, 즉 흙에 있다는 철학입니다.

대통령님, 미세먼지가 걱정스럽지요?

중국에서 봄철에 날아오는 황사는 잠시 그러다가 지나갔습니다. 이제 황사가 아닌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30% 가까운 영향을 준다지요. 나머지는 모두가 우리가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그 30%가 중국의 산업발전과 화학 농업의 확대에서 기인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비료와 농약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치명적이란 사실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저가 사는 청송은 미세먼지에 실감할 때가 거의 없습니다.

대구에서 미세먼지 마스크착용 예보가 나온 정도의 상태에서 영천을 거처 청송에만 오면 마스크까지 착용할 정도가 아니지요. 조금 더 들어오면 삼자현 고개를 넘어오는데 하늘이 맑아집니다. 이것은 청송의 임야에 나무와 그 토양이 미세먼지를 분해해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기농 1ha가 자동차 700대의 매연을 분해해 준다는 기록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농업을 제 위치에 두면 자연이 제 위치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쿠바가 순환농업정책을 공식화한 1991년에서 20년이 지난 2012년에 식량자급률이 43%에서 90%로 상승하고 환자가 30%가 감소하였습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1차 보고에서 쿠바의 유기농 성공은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열대지방에서 환경과 생산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2차 보고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공식 발표를 했습니다. 논평에서 인류 미래의 위대한 희망이라고 했습니다.

환자 30% 감소는 경제적 측면과 국민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우리나라의 년 의료비가 75조 원쯤 됩니다.

올해 예산에 WTO에 제약받지 않는 농업 직불금 예산이 1조 8000억 원쯤인 것으로 압니다. 농민단체의 요구가 6조 원입니다. 6조 원 정도면 농업이 회생을 시작하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의료비 10% 감소 또는 환자 10% 정도가 감소하게 되면 7.5조 원이 되니 가능한 통계상의 수치입니다.

2400년 전 그리스 고대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를 현대 의학의 아버지로 추앙하는 사실을 알고 계시지요? 2400년 전 당시 질병은 신의 저주로 연관되어 있다고 여기는 관념을 자연환경과 생활습관에 연관되어 있다고 정의(正義)를 내린 위대한 의학자이기 때문에 지금도 의과대학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그의 어록에서 “병이 나면 신에 빌기 전에 나의 주변을 돌아보라.”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 의사도 못 고친다.”

대통령님!

우리의 행복은 3만 달러가 아니라 건강입니다.

우리 국민이 약으로 골골 살아가는 연수가 평균 15년쯤이란 통계를 보았습니다. 수명이 좀 긴들 약봉지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삶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대통령님!

인간이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 행복입니다.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지요. 우리가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축복받은 것입니다.

저와 같은 80대는 40여 년간 시래기 된장, 자연식으로 다져진 체격에 현대의약 발전(해열제, 진통제, 항생제)으로 면역력 약화를 막았고 열량이 높아서 건강한 편이지만 30대 이하라면 나이가 7~80대 되었을 때 어떤 상황이 올지 걱정스럽습니다.

대통령님, 농업을 회생시킵시다.

그 정책을 요약합니다.

1) 농산물 가격이 높지 않은 정책

농산물 가격이 높은 나라는 농업정책이 잘못된 나라에 속합니다.

농산물 가격이 낮으면 농민만 어렵지 모든 국민은 장바구니 걱정 없으니 인심이 푸근합니다. 농업 직불금으로 농민을 안정시키면 됩니다.

1년에 1조 원씩 증액시켜 10년간 10조 원에 다다르면 농민소득의 30~40%를 직불금으로 로 채울 수 있습니다. 독일,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은 농민소득의 50~60%가 직불금으로 채워줍니다.

2) 공익 농민제 도입

농촌에 청년이 오지 않으면 직불금이 충분해도 농업회생은 어렵습니다.

공익제란 농촌을 일으키게 귀농하는 청년에게 정부가 노후를 책임져 주는 것입니다. 년 3만 명 10년 계획으로 30만 명이 귀농해야 합니다.

청년의 귀농은 일석오조(一石五鳥)입니다.

환경이 살아나고, 학교가 재개교하고, 지자체에 유능한 인재가 공급되고, 청년취업에 도움이 되고,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 공급으로 도농의 신뢰구축이 이루어지고 그들의 노후는 농어민 연금으로 공직자에 따라야 합니다.

3) 농산물의 신뢰구축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나 높은 출산을 위한 방안 등 부수적인 문제가 뒷받침 되고 농업회생이 환경회복, 출산, 복지, 도농신뢰, 국가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하게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 노력이 있도록 성과보수 같은 정책안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4) 10년이면 우리도 의료비가 15~20% 낮아진다고 믿습니다. 그래도 예산의 부족함이 있으면 부유층을 중심으로 ‘농업보호세’를 국민적 합의로 만들 수 있습니다. 농업과 국민건강이 입증되고 우리 환경이 체감될 정도가 되면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심성, 공감능력이 향상되는 사회로 갈 수 있다.” “법으로 사회가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성으로 안정되는 나라를 만드는데도 농촌을 소멸에서 막아야 한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깊은 고민이 있으시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경북 청송군 배용진 합장

 

* 상기 글을 배용진 선생님을 대신하여 기자가 12월 10일자 청와대 홈페이지 군민청원 게시판에도 게재하였습니다. 군민청원은 30일 동안 이루어지는데 이 기간동안 20만 명 이상의 동의가 모일 경우에는 장관과 수석비서관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30일 이내에 들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군민청원 바로가기 http://me2.do/Igobko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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