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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
icon 진산서당
icon 2023-06-04 22:24:50  |   icon 조회: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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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6 아담스미스 국부론
1798 맬서스 인구론
1843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1867 자본론

당시대의 사회 경제 현실을 잘 드러내고, 시대 구분의 분기가 될만한 굵직한 책으로서,
공통점은 모두 영국에서 나왔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1843은 소설이고, 나머지는 이론서.

이 책들을 전후해서 당시를 꿰뚫고 있는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들을 대입해서 함께 생각해보면 시대를 살아 가는 사람들에 물려 있는 경제사상사나 철학사조가 읽힌다 싶어서 뽑아 보았는데.

정말 어렵네요.

1843 디킨스의 소설은 우리가 어릴 때 한 번쯤 듣거나 무대 연극 학예발표회의 추억도 있는 그 스쿠루지 영감의 개심(改心)에 관한 거네요.

인구 9할이 로마 노예보다도 못한 경제적 궁핍 상황에서 복지를 원하면 구빈원을 찾아야지 길거리에서 눈살찌푸리게 하느냐는 등 부를 가진 사람들이 가진 가치체계에 따른 횡포와 이로 인한 충돌. 기계는 파괴되어 마땅하다는 러다이트 운동, 만인에게 똑같은 한 표가 보장되기를 주장하는 차티스트 봉기의 와중에,

맬서스의 사회동물적 약육강식 가치관, 세계관이 지배하는 당시기의 풍조에서, 디킨스는 구두쇠 영감 스쿠루지의 개심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이 소설에서 다루면서 당시의 많은 이들이 이에 공감하게 되었고, 종국에는 오늘날 근대 유럽의 보수주의 가치관이나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같은 윤리관이 정립되어 간다.

뭐 이런 내용을 다루는 책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경제학이 어렵다고 하니까 한 선배가 아예 소설가가 쓴 경제학 책을 추천해 주었는데,
지금 막 읽기 시작한 책인데도 ㅠㅠ 책 제목이 생각 안나네요.


정말 어렵네요.
서문에서만 몇번씩 끙끙거리고 있습니다. 소설과 같은 책이라며 소개받았는데, 하긴 소설이 앞부분에서 이런저런 인물이나 씬이 등장하면서 종잡을 수가 없긴 하지요 ㅋㅋ

세계사, 당시의 시대현실, 철학사조, 경제사상사, 정치적 사건, 인물들이 얽혀 있어서,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들이 그냥 단편지식이었구나 빙산의 일각이구나 라는 것은 알겠는데, 역시나 전체를 그려내고 이를 사유하고 통찰해내기에는 힘에 부칩니다.
하지만 우짰든 별로 할일도 없는 세월이고 해서 계속 도전해 보기는 한다는 건데...



이어서 씁니다. ㅎ

오래 전 본 영화 뷰티플 마인드의 원작자가 이 책의 저자인 실비아 나사르라는 여성 문학가입니다.환각 수학자든가? 뭐 그런 영화였죠.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을 아우르는 경제학, 경제사상을 당시의 방대한 자료, 뉴스 기사, 인물 전기, 경제 서적, 문학을 바탕으로 해서 소설처럼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해 놓은 800쪽 분량의 책입니다.
경제학에 문외한인 제가 세상을 근대사를 관통하는 현실 경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 끙끙거릴 때 한 선배가 추천해 준 책인데,
물론 지금 경제의 작동 메카니즘은 보이지 않지만 지난 열세대 300년 시간 동안의 세계 변화를 읽어 내는데는 안성맞춤인 책일 뿐만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인식론적으로나, 통계학적, 문학적 접근 방법이 괜찮은 것이 아니냐 싶었습니다.
신기한 장르였다 싶더군요.
술술 잘 읽혔구요.

한 번 더 읽고 있는데, 아래는 19세기 중반의 영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 나름 재구성해서 발췌한 글입니다.


칼리지의 다른 동료들과 달리 앨프리드 마셜은 상류층 특유의 액센트와 느긋한 태도를 갖추지 못했다. 1866년 공황 때에서야 그에게 가난이 최초로 연구의 주제로 비로소 떠올랐다고 해도, 사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의 얼굴을 평생동안 들여다 보았다.
잉글랜드 은행의 출납원이 평생에 가장 높히 오른 지위였던 그의 아버지가 후일 앨프리드가 윤택한 교외에서 태어 났다는 말을 슬쩍 흘렸지만, 앨프리드는 런던에서 가장 악명 높은 슬림과 무두질공장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에서 태어났고, 여덟살 때부터 매일 템즈 강 연안의 가장 건강에 해로운 공장 지대와 슬럼가를 관통하는 길을 버스와 나룻배와 도보로 통학했다. 은행업자들과 증권업자들의 아들들을 가르치는 사립초등학교였는데, 아버지가 은행 중역에게 머리가 명석한 아들을 후원해 줄 것을 열심히 설득한 덕분에 입학할 수 있었다.

자수성가를 찬양하는 시대였지만 이와 같은 환경의 소년 하나가 중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은 판타지 내지 유별난 유토피아적 비전의 소재로 간주되었다.
100명 중 99명은 출세를 못한다. 태생과 교육과 환경이 그들을 낮은 곳에 묶어 두었고, 그들은 그곳을 벗어날 수 없었다.

영국 신사.
신사란 신사 집안에서 태어나고, 신사에게 어울리는 일을 하고, 교양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는 의미였다. 교양 교육이란 직업과 무관한 교육을 뜻했고, 장인, 배우, 화가, 잡화상, 서비스직 등 손으로 일하는 사람은 신사가 아니다.
신사의 아들이 신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목사 아니면 사무변호사 아니면 군인 아니면 선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화이트칼라 직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신사의 경계가 흐려지는 중이었다. 의사, 건축가, 저널리스트, 교사, 엔지니어, 사무직원 등이 자기를 신사로 불러달라고 하고 있었다.

1867년 신사 소득자는 드물었고, 빈민들은 연간소득 100파운드면 자기들 모두를 신사로 둔갑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영국 가구 중에 소득 100파운드 이상은 열네 가구 중 한 가구에 불과했다.


1750년에서 1850년 사이에, 영국에서 한 해 동안 생산되는 재화와 용역의 가치는 네 배 증가하였는데, 이 100년 간의 증가분이 이전 1000년간의 증가분보다 높았고, 엥겔스와 마르크스도 현대세계에서 정치력을 결정하는 것은 생산력이라고 보았고, 1847년 "공산당 선언"에서도 부르주아 계급이 지배하는 이 100년 동안의 생산력의 유래없는 폭증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그들은 영국의 생산력이 계속해서 여러 배씩 증가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분배 메커니즘의 치명적 결함이 기어코 체제 전체를 붕괴시키리라는 것을 확신하였고, 사업가 엥겔스는 철학박사 마르크스에게 이를 증명해 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기다리며 생계를 지원하였다.

1851년에는 제1회 만국박람회가 열리는 등 대영제국은 계속하여 부상하였고, 혁명의 시간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1830년에서 1870년 사이에 런던 중심가는 땅값이 싼 빈민가를 중심으로 수천 에이커가 철거되었고, 그 자리에 철로가 놓이고 뉴 옥스퍼드 스트리트가 닦이고 하수도와 상수도가 설치되었으며, 특히 1860년대에는 런던 지하철 첫 노선이 개통되었다.

1866년 4월 17일 1만 1000톤짜리 군함 HMS 노섬버랜드호의 진수식 당일, 이 배는 엄청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제조레일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
그리고 한 달 후 오버랜드 상업은행이 망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채권자들이 미친듯이 몸싸움을 벌이면서 금융가를 쳐들어 왔다.
잉글랜드 은행이 현금 보유고의 93퍼센트를 잃고 영국 화폐시장이 경색되고 외상으로 운영되는 수십 개의 은행과 사업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 벌어진 뒤에야 비로소 군중을 통제하기 위한 경찰 부대가 추가 소집되었다.

1866년 4월 마르크스는 편지에서 건강이 나쁘니 글을 쓸 수 없다면서 천사같은 엥겔스의 독촉 잔소리를 피해 다녔다. 류머티즘, 간질환, 독감, 치통, 파렴치한 채권자들, 욥의 종기 등등 고통의 목록은 끝없이 이어졌다.

1867년 8월이 되어서야 1866년 5월의 검은 금요일로부터 15개월이 지나서야 마르크스는 "자본"의 최종 원고를 엥겔스에게 넘길 수 있었다.
1847 공산당 선언에서 자그만치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상
책 앞 부문에서 인상 깊었던 몇 대목을 옮겨 적어 보았습니다.
책 제목이 《사람을 위한 경제학》이네요.
뒷부분도 틈틈히 옮겨 볼랍니다.
1차대전 후의 상황과 전후 수습 과정의 폭력성과 난맥상이 2차 대전을 재차 부를 수 밖에 없었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치 대전 후 고립주의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동지였던 소련을 적으로 돌리는 과정 또한 그동안 몰랐던 얘기였고, 신자유주의와 오늘날을 다루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웠지만, 역사의 맥락이나 현실 이해의 관점과 방법만큼은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래 링크는 프레시안에 있는 이 책을 추천해준 선배의 독후 감상문입니다.
이 링크를 누르면 바로 뜰 수 있었음 좋겠는데 ㅠㅠ
헉 금지어?
링크를 지우니까 올라가네요.
2023-06-04 22:24:50
61.83.209.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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