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역사는 직진하지 않는다(배용진 전 가톨릭 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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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는 직진하지 않는다(배용진 전 가톨릭 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2.06.0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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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톨릭 농민회 안동교구 회장(88세)

 

“야만의 시대와 문명의 시대가 교차하면서 역사는 앞으로 나아간다.”

어느 사회학자의 말이다.

민족상잔의 비극을 간직한 우리 역사, 총으로 탈취한 군부 통치는 경제성장이란 미명을 앞세워 영구집권을 하고자 유신헌법을 선포하니 피 끓는 젊은이가 저항했다. 그들을 감옥에 보내고 강제징집을 시행했고 일부는 처형했다.

그 군부가 끝나자 이어 나온 군부가 민주주의를 말살을 시도함에 광주시민이 일어났다. 시민은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군부는 그들을 향하여 발포했고 수백 명의 목숨을 살해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어야 할 대통령 두 사람은 감옥에 갔다.

야만의 시대가 가고 문명의 시대가 오니 국가는 피해 국민께 사과하고 배상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죄인으로 기록된 많은 당사자를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로 명예 회복시켜 주었다.

이 역사의 교차와 혼란을 거치면서 경제선진국으로 진입했다.

그뿐만 아니다. 한류는 전 세계로 확산하여 지구 어디에서도 코리아 바람이 안방까지 찾아간다.

영화, 스포츠 어느 것도 선진국 대열에서 빠지지 않고 K자를 붙어준다. K-방역, K-아트 이렇게 말이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인정받고 있다.

근면성과 인내력이 어느 민족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 역사과정에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노동자, 농민이 저임금 저 농산물가를 감내하면서 자녀교육에 허리띠를 졸라매었다. 그리하여 고급인력을 산업화에 투입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반면에 농촌을 돌보지 않은 정치는 농촌 소멸에 깊숙이 빠지고 말았다. 2050년의 서울의 모습이란 기사에서 그때가 되면 서울에 30층 건물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사람들이 서울로 모여들고 택지가 부족하니 주택 환경은 하늘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아무리 경제가 성장하고 복지정책이 좋아져도 균형발전을 도외시하면 문명의 시대에 반하는 야만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왜 모르는가?

제도적으로 야만의 시대를 막고 있는 모범국이 독일이다.

독일의 역사는 세계에 알려진 야만의 역사를 간직한 나라이다.

유대인 학살, 세계대전 유발, 패전하여 분단국으로 전락하면서 독일 국민과 지도자는 여야를 넘어 뼈를 깎는 참회와 성찰을 통해 피해당한 민족 앞에 무릎을 끌고 용서를 빌었다.

그러고 평화적 통일을 얻어냈다.

독일의 정치제도는 단독정부가 들어서기 어렵게 되어 있다. 연립정부 구성의 장점은 소수의견도 정치 공론 무대에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치 백신이다.

백신은 예방되든지 최소한 안전띠 역할은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체르노빌에 가까운 독일은 원전 사고 이전인 1980년대 중반까지는 친원전 정책을 하다가 1998년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이 권력을 쥐자 단계적 원전 폐기 정책을 폈는데 2011년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사고를 보고 반원전으로 즉각 전환했다. 여기에 여야가 없었다.

빠른 시한을 두고 원전 제로를 이루고자 정책을 밀고 간다. 이것도 문명의 시대를 위한 정치적 백신이다.

이제 정권과 지방권력까지 교체되었다. 정권교체를 자연의 태풍에 비유하기도 한다. 쓰레기를 씻어내고 부패물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도 영호남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 야만의 산물이다. 지방선거에서 호남은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었다. 광주의 투표율이 37.7%라는 것은 정치적 탄핵이다.

그러나 호남은 국민의힘을 포용하지는 못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호남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했다.

5.18 민주화운동은 폭동이고 북한군 개입 운운한 정치인을 광역단체장에 공천해 당선되었다. 짤막한 사과로 면죄되었다.

영호남 갈등의 제공은 영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벽을 허물고자 영남이 무슨 노력을 했던가? 민주당 정치인 몇 분이 지역 벽을 넘고자 온몸을 던졌지만 국민의힘은 포용하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남은 마치 전쟁판에서 확인 사살하듯이 민주당을 낙선시켰다.

바다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침몰도 시킨다. 국민의 행복과 역사 발전을 위해 여야가 함께 이 벽을 허물어야 하는 고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우리 역사에 야만의 시간을 짧게 남기고 문명의 시대로 번영할 긴 역사를 간직하는 선진국의 꿈이 실현된다.

 

참고 : 상기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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