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리에 계시는 할머니 화가 박순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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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리에 계시는 할머니 화가 박순옥 씨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19.04.23 21: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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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순 할머니(1945년생)
박순옥 할머니(1945년생)

 

청송이 낳은 국제적인 대 예술가 남관 화백의 출생지인 부남면 구천리의 삼거리에서 제일상회라는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박순옥 씨(1945년생)는 요즘 그림을 그리는 게 취미다.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2016년경 집 안을 청소하던 중 우연히 자식이 쓰다 남은 크레용을 발견했는데 어린 시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생각도 나고 버리려니 아까워 그때부터 조금씩 그리기 시작한 것 같다.”고 한다.

 

 

처음에는 크레용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물감도 사용하고 있는데 박 할머니가 그림을 그린다는 소문이 주변 사람들 입을 통해 서서히 전해지자 주변에서 물감을 사다 주거나 그림책도 기증을 해줘서 요즘은 틈나는 대로 자꾸 그리다 보니 실력도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다고 한다.

그림을 그릴 때는 누가 뭐라 해도 돌아보기 싫을 정도로 집중을 하는 편인데 공부는 ‘하면 는다’는 옛말이 맞는 말이라며 이제는 그림 그리는 것이 하나의 생활이 되었다 한다. 그림에 녹색 계통의 색깔을 많이 쓰는 이유를 묻자 “아주 밝거나 화려한 것은 싫지만 녹색은 순진해 보이는 것 같아 처음부터 좋아했다.”고 한다.

 

엄마의 행복
엄마의 행복

 

‘엄마의 행복’이란 제목을 붙인 그림에 대해 그 이유에 관해 묻자 “나이 50세가 될 무렵 정신적으로 좀 어려웠었는데 산신에게 모든 것을 용서하고 가정의 행복을 빌었던 기억이 생각나서 한 번 그려보았다.”고 한다.

 

 

요즘은 화려한 물감으로 해바라기를 그리기도 하는데 그림을 다 그려놓고 보면 내가 이렇게 잘 그릴 수 있나며 자신도 놀라는데 내가 그려놓고도 그 그림을 보면 기분이 참 좋다며 그림 그리는 습관 때문에 앞으로는 치매는 오지 않을 것 같다며 쾌활하게 웃으신다.

 

 

박 할머니가 그린 그림은 주변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는데 그림 솜씨에 대한 소문이 주변 마을로 쭉 퍼져 벌써 30장 정도의 그림을 기증했는데 양숙리 덕골 경로당, 이현리 경로당, 하속리 경로당, 구천 장터 경로당, 박 할머니의 부군인 황명수 씨의 안태 고향인 구천리 안마 경로당에도 기증하였다 한다.

 

 

앞으로의 꿈이 뭐냐고 물으니 “여기 가게를 딱 한 칸만 더 늘려서 그림을 걸어 놓고 동네 어르신들이 그림을 구경하러 놀러 오시면 커피도 한 잔 대접해 드리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것.”이라 한다.

바로 앞집에 살았다는 남관 화백의 사진을 보며 아주 우악스럽게 잘 생겼다 하는 진보면 월전리가 친정인 박순옥 할머니는 16년 전에 부군이 돌아가신 이후 홀로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는데 건축업을 하는 큰아들과 같이 살고 있으며 막내아들도 집에서 멀지 않은 안덕면 성덕댐 근처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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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순 2019-05-04 07:34:48
와~~~
얘기만 전해 듣고 그림은 여기서 처음 대하네요.
뭐랄까. 얼핏 보아 어릴적 꼬맹이들이 그린 그림 느낌인데, 들여다 볼 수록 정교하고 섬세합니다.
자꾸 정감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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