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심종록 시인의 詩詩한 세상 읽기: 영희의 여인들
상태바
기고 - 심종록 시인의 詩詩한 세상 읽기: 영희의 여인들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1.03.25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 사람이 떠오른다.

먼저 실존했던 엘리자베스 리 밀러 Elizabeth Lee Miller. 패션모델이었다가 보그(Vogue)지에 소속된 기자로 변신, 2차 대전의 참혹한 실상을 세계에 알린 행동가이자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았던 사랑의 쟁취자. 또 한 사람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인 사비나. 그들은 도도하고 거리낌이 없고 결정의 순간 단호하다. 사랑의 배반이나 쟁취의 순간조차 한치도 머뭇거리지 않는다. 어떤 꽃이 우물쭈물하지 않고 확 피거나 미련 없이 지는 것처럼.

 

달과 그녀
달과 그녀
그녀 - 꽃바람
그녀 - 꽃과 놀다
그녀 - 꽃과 놀다
열애 - 그녀 Y
열애 - 그녀 Y

 

‘영희의 여인들’을 대할 때마다 그런 분위기를 느낀다. 어찌 보면 화려한 것도 같다. 권태를 벗어나기 위해 일탈을 감행하는 부르주아처럼 경박하고 퇴폐스러운가 하면, 점성술에 몰입하고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세상의 모든 부와 미덕에 초연한 집시 여인들처럼 자유롭다.

그들은 뮤즈(Muse)다. 상상력이 고갈된 관객들에게 영감과 설렘과 모종의 은밀한 시선을 던진다. 그들의 그윽한 시선 앞에서 영혼이 흔들리는 사람은, 시인이 되고 종교인이 되고, 또 철학자가 된다. 실상 그녀들은 자신들의 아우라를 모른다. 과시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내면의 순수함에 몰입할 뿐.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하는 道처럼*.

 

*노자도덕경 42장.

#영희_개인전

#몽환_여인들의 봄_인사동 마루아트센터 3층

#3. 24~3. 30

 

 

심종록 시인

경남 거제 출생

199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장편소설 『모리티우스를 찾아서』

시집 『는개 내리는 이른 새벽』

시집 『쾌락의 분신 자살자들』

전자시집 『빛을 향해 간다』

시집 『신몽유도원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