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50년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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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50년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1.03.0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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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87세)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87세)

 

코로나19 시대 1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주제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왜 일어났는가?’, ‘코로나 이후 인류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아닐까 싶다.

두 이슈에 대한 국내외 석학의 견해를 정리해보면 백 년 주기로 오는 지구적 대재앙이며 인류의 한계를 감내하는 일이다. 또 한편은 인간의 탐욕이 환경을 파괴하고 야생동물 삶의 터전을 파산하니 야생동물에 숙주 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할 기회가 많아졌다고도 한다.

전 세계가 미래를 두려워하는 것은 기후 위기론이다.

지난 반세기에 후진국의 경제성장은 비약적이었다. 원유가가 천정부지로 뛰어 중동에 석유자본 바람이 휘몰아쳤다. 이것이 기후위기를 가속한 시발이자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과정을 되돌아보자.

미군이 버린 깡통으로 지붕을 덮고 미군이 버린 GMC 트럭 엔진과 드럼통을 펴 버스를 만들었다. 지금 80대 이상 세대는 어린 시절 그 버스를 타고 부모님을 따라 어딘가 다녀온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동차 수출 선진국이 되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한다.

이 과정에서 탄소는 자정능력 범위의 수십 배 배출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선진국은 우리를 탄소 깡패국이라고 지목했다. 급기야 대통령께서 2050년 탄소 제로 선언을 하게 되었다.

수백만 년 동안 지구 역사에서 자연현상에 의한 수차례의 생물 몰살은 있었지만, 또다시 생물의 전멸이 온다면 이것은 인위적일 것이다. 즉 인간이 자초하는 일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탄소 발생의 경제성장을 멈추지 않으면 2050년에는 결국 생물이 전멸된다는 것을 과학적 수치로도 발표되고 있다.

하루가 무섭게 기후위기의 소식이 들어온다. 빙하가 계속 사라지고 있다. 근간에 히말라야 설산(雪山)이 물이 되어 대홍수가 되고 열대어가 온대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근간 언론에 4월 7일 서울, 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당 예비후보의 인터뷰가 발표되고 있는데 한 후보도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정책 역량도 혜안도 없음을 보고 우리 국민이 기후위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입증하는 증표라 할 수 있다.

한 언론에서 지금의 10대는 2050년에 40대의 장년이 되는데 그 40대의 김갑돌이란 가상 인물이 2050년을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적었다. 기후위기가 불과 30년 이후에 한반도를 비롯한 이웃 나라들의 삶과 지형을 바꾸고 만다. 갑돌 씨의 삶을 따라 가보자.

마트 네 군데를 헤매어 겨우 식수 한 병을 샀다. 비싼 감자 대신 카사바(cassava)를 샀다. 쌀은 마트에 품절이다. 내 어린 시절 식량은 수입 없이 100% 자급되었고 가격도 안정돼 있었으나 지금은 47.3%에 불과하고 수입도 여의치 않다. 쌀 주산 국의 작황이나 수확량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식량안보를 앞세워 수출이 제한되고 있다.

2050년의 한국은 더운 나라이다. 오늘 온도가 40도가 되었다. 불볕더위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뎅기열, 지카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흰줄숲모기가 국내에 자리 잡은 것도 위협 요소이다.

청송에 사과, 복숭아, 포도 먹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홍수가 빈번하여 백 년에 한 번 올까 하는 호우가 4년꼴로 범람하니 영산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은 범람 위험지역이다.

제주도 해수면은 이미 20cm가량 높아졌다. 2100년이면 80cm가 높아져 군산, 목포, 북한의 남포, 신의주 등 서울 면적의 4배가 넘는 땅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스키장은 사라졌다. 해수욕은 독성 해파리가 늘어 위험하다고 방송하고 있다. 갑돌 씨는 친구 중 태국이나 베트남 이주가족 2세가 있다.

어머니 나라에 갈 수 없다고 한다. 방콕, 호찌민은 수몰돼 지도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갑돌 씨는 뉴스에서 수만 명의 기후 난민 문제를 접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해안은 아열대 지역이 되었고 제주도, 울릉도는 이미 겨울이 없어졌으니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이상은 기후위기를 막지 않고 경제성장만이 살길이라고 외친다면 전개될 것이라고 가상한 단면이다. 

코로나 백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하여도 마스크를 던지고 훨훨 날아가는 기분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이다. 우리가 일상으로 겪는 미세먼지가 기후위기를 만들어 내는 예고 현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고도성장이 만들어낸 미세먼지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로 착각하는 사람은 이제 없다. 모든 나라가 경제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경제성장을 후퇴시키면 그 정치집단은 국민의 신임을 잃게 된다. 유엔기구가 국제적 협약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각국의 감축목표와 연말 실적을 제출하지만, 지구 온난화 즉 기후위기를 멈추게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각국에 다시 조정할 것을 지난달 내려보냈다.

이제 탐욕을 나눔과 공평으로 승화(昇華)시키고 조금 불편하더래도 둘러가는 지혜를 갖는데 솔선해야 한다.

2050년은 사이비 종교가 말하는 말세가 아니다. 세계 석학들의 과학적 수치로 짚은 것이 2050년이다.

우리 인체도 우리의 자연도 어떤 독소나 유해성이 유입되어도 자체 중화를 통하여 유지되는 것이 대자연의 원리고 그것이 공존의 원리이다. 현실은 자연이나 인간의 자정력 범위의 수백 배의 탄소를 세계가 경쟁적으로 배출시키고 있다. 인간도 지구도 더는 버티어 견딜 수 없는 시한이 2050년이다.

하루속히 인간 본연의 위치로 돌아와서 기후위기를 멈추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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