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코로나 이후의 국민의식과 지도자의 철학(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상태바
기고 - 코로나 이후의 국민의식과 지도자의 철학(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1.01.09 17:1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87세)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87세)

 

세계 모든 나라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극복하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현대사에서 정치지도자의 철학을 내놓고 자랑할 건더기는 없다.

오히려 후진국형 군사독재, 야만적인 살인과 철권에 대해 민중은 저항으로 몰아내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 저항을 한 힘의 원천은 어디일까?

나는 노동자와 농민의 애국심과 그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에서 찾고자 한다.

경제성장 초기에는 수출에 의존했는데 품질경쟁보다는 가격경쟁에 의존한 우리 수출 구조에서 노동자의 저임금은 피할 수 없는 출구였고 저임금에는 저가 농산물이 뒤따라야 했다.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나라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또 자녀교육에 희생한 세대가 지금의 60~90대의 장년·노령세대이다.

당시 고급인력은 우리 기업에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고 고속으로 선진국 대열에 접근하게 하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 양극화, 제어장치 없는 추악한 자본주의가 한 분의 대통령을 부하의 총에 맞아 숨지게 하고, 또 한 분을 자결하게 하였고, 두 분을 감옥에 내보냈다.

이제 국가권력마저 휘청거리게 한 국가운영 시스템을 바로잡는 시점에 코로나가 겹쳐 무척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는 허리띠를 졸라매던 그 저력으로 조만간 극복할 것으로 확신한다.

경제는 10위권에 진입했고 세계가 열광하는 K Pop을 포함한 한류 문화, 스포츠, K 방역, 세계 100인 여성에 선정된 정은경 청장 등도 모두가 조개의 상처가 진주를 만들듯이 60~90대의 한 맺힌 피눈물에서 이룩되었다.

과거 이승만, 박정희 정권에서는 한미관계가 악화하면 늘 한국이 피해를 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지금은 조금씩 변화가 감지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이 반기지 않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공항에 마중 나온 김정일과 같은 차에 합승하여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미국의 기술로 감청되었을지도 있겠지?

남북정상회담 후 김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54세 부시 미 대통령이 77세 김 대통령을 지칭할 때 이 양반(This man)이란 표현을 했다.

영어의 문맥, 어법에 오류는 없지만, 국가원수에게 사용할 문장은 아니란 것이다. 이것은 작전권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강대국의 오만 표현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한국 정치권과 언론은 외교적 결례라고 비난하였다. 당시 야당(한나라)에 양식 있는 고 홍사덕 의원은 비판의 수위가 여당 못지않았다.

2004년 미국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의 LA 연설 중 “김정일이 핵으로 공격하고 테러를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북한 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방어적 수단이며 6자 회담을 통하여 보장되는 신뢰가 쌓이면 북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라는 이 발언을 두고 국내 정치권 보수언론에서 난리가 났다.

야당에서는 입국을 막아야 한다. 추방해야 한다. 미국에 가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 어찌하자는 것이냐? 우리 이제 망했다! 다 살았다는 분위기를 보수언론과 함께 국민에게 주체의식을 포기시키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었다.

며칠 후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부시는 서두에 '각하의 LA 발언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회담 이후 국내 보수정치권, 언론의 분위기는 접는다. 우리의 치부를 다시 공개하고 싶지 않다.

세월은 빨랐다. 봉하마을 논두렁길에서 노 대통령의 자전거 뒤에 탔던 손녀가 부시 대통령의 손을 잡고 노 대통령 추도식장에 입장했다.

임기 중 두 분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는 정치적 상황도 없었는데 부시 대통령은 추도사를 했다. 왜일까?

첫째가 한국 국민의 의식 수준이 선진국을 앞지를 정도로 성장한 배경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정치적 존경을 표한 것이다.

둘째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결례(This man)를 한국민의 마음에서 지우고 싶은 인간적 감성의 발현일 수도 있다.

셋째는 노무현의 영원한 친구인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응원하면서 한국민에게 남아있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그런데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본보기 국가일까?

4월이면 서울·부산 보궐선거가 있고 2021년 하반기는 각 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있다. 2022년 대선에 이어 전국 지방선거가 이어진다.

코로나 이후 희망스런 미래의 진로를 찾느냐? 아니면 절망과 파멸의 함정에 들어가는가가 결정되는 중대한 선거가 아닐 수 없다.

세계 석학들의 주장이나 국내 전문가의 견해도 코로나 백신만으로는 우리의 생활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거의 일치되고 있다. 정치지도자나 유권자 모두의 대전환이 없으면 비극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복지와 생태에 대하여 국민과 지도자의 생각이 일치될 때 우리는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미국 제품이 최고이고 미국의 자본주의가 우리의 본보기였다. 미국의 민주주의만 보고 따라가면 우리는 선진국이 된다고 생각했다.

과연 우리 생각이 맞았나?

이번 코로나로 지난 70년을 맹목적으로 동경하고 추종한 미국의 민낯이 드러났다. 인종 문제, 의료문제 어느 것 하나 배울 것이 없었다.

오히려 미국이 우리에게 배워야 했다. 미국의 성장은 곧 자연파괴와 자연 원리의 역행임이 드러났다.

경제성장을 앞세우는 지도자에게 묻는다. 온실가스 발생 없는 성장이 가능할까? 탄소 중립 없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지?

유권자는 후보자의 괴변과 속임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덜먹고 적게 버리고 균형발전을 어떻게 할 것이며 공평한 시스템을 확고히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쿠바가 경제규모가 커서 무상교육, 무상의료에다 주치의 공공의료제를 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으로 보아서도 틀린다. 지도자와 국민이 공평의 원칙에 일치하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은 낮지만 공평한 나라, 교육과 의료가 무상인 나라, 절대로 자연파괴로 경제를 성장시키지 않는 나라인 부탄왕국의 국민행복지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한다.

북유럽의 스웨덴은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도 복지 천국이다. 공평의 힘은 GDP를 밟고 지나가는 힘을 갖기도 한다.

우리는 지금 지구를 지킬 것인가? 종말을 고할 것인가? 시간은 앞으로 불과 30년 남았다.

세계 석학의 경고를 참고하여 다가오는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생존임을 각성해야 할 것이다.

45억 년의 지구 역사에서 다섯 번의 생물 멸종이 있었다. 소행성 충돌, 빙하기와 같은 자연현상이 있었다. 2050년으로 예상되는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간이 자초하는 것이라고 경제학자는 말한다.

경제성장이 자연 파괴와 기후변화를 가져왔고 그로 인하여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인류가 멸종된다면 이것은 자연현상이 아님이 분명하다.

국민과 지도자가 정치적 이해관계나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덮고 탐욕에서 벗어나고 각자도생하는 경쟁 동물에서 사회적 동물이 되고자 일체감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우리는 희망이 없다.

경제성장이 곧 복지란 고정관념도 버리자. 물질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전환에도 국민과 지도자가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

2021년의 교수신문이 정한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를 아생타생(我生他生, 너도 살고 나도 사는)의 세상을 만드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참고 : 상기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용환 2021-01-09 18:18:43
연세가 드셨는데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는 생각입니다. 자유와 평등의 실천은 민주주의의 기본질서입니다. 미국이 잘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자유를 존중하고 있다는것이고 지금의 대한민국은 자유보다는 국가 행정에 대한 국민의 굴종을 요구합니다. 권력으로 자유를 억누려는 행위가 앞선다는겁니다..국가의 행정력은 국민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경제,외교,안보,국방이 튼실해서 현시국엔 국민의 건강을 고심했다면 방역을 자화자찬하기보단 중국인들의 입국 차단 및 백신 구입에 심혈을 기울였어야 하는데 변명하기에 바쁩니다. 섣부른 설레발로 몇차례나 뒤집어졌는데도 세월호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는데 유가족에 대한 사과는 없습니다..세월호는 6년씩이나 우려먹고서 집권후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면 인간이 아니죠.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