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수대(給水臺)

 

: 잊혀진 전설 김주원에 붙여

- 누구에겐들 삶이 전설이지 않으리

 

그대 해지고 달뜨는 저녁

인적 없는 산길을 홀로 걸어 보았나

나는 걸어 보았네

그 길, 실상 내 마음이 쓸쓸할 때

늘 걸어가던 복위(復位)의 길

 

역사의 말발굽 소리 그치고

천년의 풀벌레 소리

어두운 숲길에 가득할 때

그대 결국에는 만나지 못할 그리움으로

한잔 술에

서럽게 홀로 울어 보았나

 

나의 일생은 실상 매일이 울음이었네

매일이 울음이지 않는

매일매일이 지워지는

월광의 전설 같은 삶이

누구에겐들 없으리

 

그러니 빛나는 인생의 한때를

그대의 영원했을 사랑의 한때를

영원히 바래지 않는 왕관으로

영원히 기념하지도

영원히 망각하지도 못할

 

나의 어리석고도

나의 제일 아픈 순정한 동족과

나의 아재 아지매 조카 질녀들

내 역사의 왕조에 갇힌

자랑스러운 주왕산 김주원의 백성들아

 

나의 지워짐을 슬퍼하지 마라

 

* 김주원은 무열왕계의 마지막 왕위 계승자로서 신라 하대(下代)가 시작될 무렵 상대등 김경신(원성왕)과의 왕위 쟁탈전에서 패하였다. 그 후 그의 자손인 김헌창과 김범문이 현재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에 은거하여 무열왕계의 왕위 복위 운동을 벌였다는 전설이 있다. 급수대에는 김주원이 주원 왕으로 옹립되며 정상에 대궐을 지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현재 주왕산에는 이처럼 김주원과 김헌창, 김범문과 관련된 전설이 널리 퍼져있다.

 

서기환 원장 약력

청송군 파천면 관동 출신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전 서울시 대성학원, 중앙학원 강사

전국 차석 배출 등 대치동 입시학원 15년 경력

현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서 문과입시학원인 에듀퍼스트학원 원장

청송군민신문 창간 발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