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의료인 집단행동은 안타깝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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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의료인 집단행동은 안타깝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0.08.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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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86세)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86세)

 

의료인은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수업한 지성과 인격 그리고 인간의 생명을 존귀하게 받드는 덕성과 기술을 겸비한 우리 사회의 최상위 지식인 집단이다.

코로나19로 고통을 감내한 지 1년이 되어가고 특히 대유행으로 불안과 경제 위축이 가증되고 있는 이 시점에 의료인이 환우의 곁을 떠나는 일에 어떤 명분도 국민으로부터 받은 신뢰와 존경에 반하는 일이다.

의료인은 특수직종이기에 정부에 조언할 수도 있고 대안도 제시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부당한 처우에는 당당하고 논리적인 토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노골적인 밥그릇 싸움을 고통스러운 환우를 볼모로 정부로부터 항복을 받겠다는 의료 집단은 세계에 우리밖에 없다.

이번 집단행동에서 어디 한 군데도 국민을 위한 제안이나 명분도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를 거부하지도 않는데 정부의 의료정책을 백지화하고 대화하자는 자세는 의료 공화국임을 선언하는 반 히포크라테스 정신이다.

의료인의 슈퍼맨 행세를 용인한다면 우리 의학의 미래도 없고 국민은 양질의 의료수혜도 기대하기 어렵다.

의료인에게 인성과 덕성을 제하고 기술과 밥그릇만 갖고 국민을 대한다면 국민은 의료인이 무서운 대상이 되고 만다.

열악한 농촌의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의 공공의료의 시급함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전문의 한 사람이 하루에 50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하는 상황에서 선진국의 주치의 제도 같은 시스템은 언제나 볼 수 있을까?

의료계의 고질적인 밥그릇 싸움을 그대로 두면 우리는 영원한 노벨상의 변방국으로 전락하게 된다.

2015년 중국의 투유유(屠呦呦) 교수는 중국의 고의서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 서기 400년경 발간)에 개똥쑥 약초에 말라리아 치료 성분이 있다는 기록에 영감을 얻어 10여 년 연구 끝에 말라리아 치료제 약을 개발했다.

연간 70만 명의 인명을 구해내는 공로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중국에서의 의학(中醫學)은 한방과 양방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다루며 한의사, 양의사간 서로 협진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의 동의보감에도 소중한 자료가 숨어 있다.

그러나 이를 민간요법 조약(造藥) 문서 조각으로 취급하고 침술을 침쟁이로 폄하하는 배타적 현대 의료진의 모습을 볼 때 영원한 노벨상의 변방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잠긴다.

2018년 일본의 혼조 다스쿠(本庶 佑) 교수의 의학 노벨상은 암 치료에서 인체 면역을 강화시켜 암을 치료하는 면역 강화제를 개발하여 암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일본에서는 한의학보다 더 중시하는 니시의학(西醫學)이 있다.

일본의 의료인은 자유롭게 니시의학을 연구하는 조직이 있어 현대의학과 접목하고 있고 세계에 알리고 있다.

니시의학에서는 암을 현대의학(외과 원자 항암제 등)의 방법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인체의 면역을 강화해서 인체가 스스로 치유해나가는 방향으로 연구되어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 의료인이 우리의 동의보감을 현대의학과 접목하고자 연구하거나 학술적인 과제를 제시한다면 의료계에서 왕따 시킬 것이고 퇴출당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고통받는 환자를 볼모로 밥그릇만 꼭 껴안고 있는 비이성적인 의료 집단을 용납한다면 의학의 한 단계 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강력한 입법을 서두르고 쿠바같이 잉여 의료인이 있는 나라에서 의사를 수입하는 방안도 준비되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의료인들이 이성을 되찾아 현장으로 복귀하여 고통받는 환우들의 정다운 형제자매가 되었을 때 삶의 소중한 가치가 밥그릇이 아니라 온기와 신뢰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의협은 정부와 논리적 통계 현실상황 모두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하나하나 체크하는 협상에 임해야 한다.

의협이 슈퍼맨 행세를 지속하면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국민 정서를 숙고해주면 좋겠다.

국민은 우리 의료인의 품위가 추락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참고 : 상기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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