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치제의 도약과 손자병법(孫子兵法)(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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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치제의 도약과 손자병법(孫子兵法)(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0.08.0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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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86세)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86세)

 

우리나라의 자치제 역사가 30년이 되어 간다.

이제 지방자치가 도약할 시점이 되었는데 아직 전국 어디에서도 내놓을 모델이 없는 것이 아쉬운 현실이다.

우리의 역사적 특수 상황이 도약의 동기부여를 얻지 못한 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분단과 남북전쟁, 산업화와 독재의 결합된 이중성,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갈등, 자치제를 중앙정치의 하부 세력화로 전락시킨 정치 수준 등이 바로 그 특수 상황이다.

진정한 자치제도는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요체이자 그 지역 특성을 육성 발전시켜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이룩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인 일본과 비교해 보면서 문제점을 찾아보자.

일본도 광역은 정치적 형태가 강하지만 기초는 우리처럼 정당공천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어떤 후보자의 변을 빌리면 공천 시기에 ‘피를 말린다’는 표현을 쓴다.

일본은 연합공천과 같은 제도도 한때 있었다.

지방이 정치적 압박에서 자유롭다는 의미이다.

중앙은 지방으로 지원된 자금이 전시적 사업으로 흐르는지 지역 특성을 살리는 특화인지 주시하여 그 결과를 전국 지자체가 공유하고 학습하게 해 준다.

우리나라의 지방단위 특수상황은 네 부류로 분류된다.

청송 영양 봉화 같은 단순한 농업·산림지대, 영덕 울진 같은 어업·농업지역, 안동 구미와 같이 교육도시, 산업도시를 함께하는 복합지역, 전라도 충청도에 있는 곡창지대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지자체의 축제 실효성에 비판이 있는 것은 그쪽이 하니 우리도 한다는 등 지역 특성과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지역 특성을 도약시킬 동력을 얻지 못하는 축제는 예산낭비만 남게 된다.

모든 분야가 빈약한 청송은 성공하려면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에 닿고 있다.

본지를 통하여 일본의 다가야마(高山)를 소개한 바가 있다.

산밖에 없는 다가야마가 가난을 떨치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돌리는데 손자병법의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백승(百戰百勝)의 전략이 성공의 요체였다.

그렇다면 청송은 어떤 병법을 동원하면 좋을지 함께 손자병법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손자병법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첫째의 병법이라 했다.

옛날 논들에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 통발이란 어구를 이용하는데 미꾸라지가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게 된 구조이다.

잡아 올리면 되는 일이다. 미꾸라지와 힘들게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그것이 현대의 관광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송 산소카페가 도시브랜드 부문 대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시대에 맞는 발상이라고 본다. 산소카페란 탱크 주위에 소총 병력이 산소카페를 방패로 전진해야지 산소카페만 돌진하면 함정에 침몰하는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에 조그마한 산골 자치구에서 우리로 보면 일개 면에 해당하는 산악지역을 10년 넘게 입산금지시켜서 원시림 비슷한 곳이 되게 하고 그 산에 등산코스를 만들고 해당 자치구 전체를 10년 동안 친환경 농업지로 만들었다. 등산 출발지점 주차장에는 시골 초등학교만 한 마트가 있고 위쪽 강변에 유스호스텔 역할을 하는 공간이 있다.

가족들이 하루 부담 없이 쉬고 등산도 하고 귀가할 때 그곳 농산물을 가득 싣고 간다.

질 좋은 농산물을 얻기 위해 지원 사격을 할 수 있는 산업이 축산인데 30년 전에 이미 복지 축산을 하고 있었고 가격이 30% 이상 높아도 소비자가 와서 가져가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들의 혜안이 놀랍기만 하다.

병법에 지형지물을 이용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한다.

쉽게 풀이하면 땅을 알고 하늘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땅은 신토불이의 철학을 의미한다.

군사적으로는 땅을 방어벽으로 보지만 농업으로는 땅이 생명의 근본이란 철학을 실현해야 소비자와 공존의 삶을 나누는 신뢰를 확고히 한다는 것이다.

열악한 산악지대의 자치구는 이런 형태로 발전되어 자리를 잡은 곳이 많다. 그래서 일본 국민들이 자국의 농산물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

하늘을 알아야 한다는 것은 그 지역 기후조건을 알고 거기에 맞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대승한 해전은 바로 이 병법에 해당하는 것이고 세계 해군사관학교의 교제에 등재된 사실이 아닌가?

우리 청송의 현재와 미래를 투시해 보자.

사과가 한 때 호황을 준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도 나쁘지는 않으리라고 믿는 군민이 대다수이고 행정당국도 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사과농업이 청송을 지속적으로 경제의 큰 축으로 버티기는 어려운 여건이 증가하고 있다.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관광사업의 새로운 발상을 시작해야 한다.

사과농업 감축과 석유 농약 단절에 대한 대처와 연구체계에 투자와 산학협동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소, 닭을 복지 축산으로 한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은 어떨까?

청송은 철새와 거리가 있기 때문에 병 예방에 하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쌀농사 20%를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것도 아이디어의 하나이다.

땅과 하늘을 알면 승리한다는 병법으로 프레임을 만들고 투자의 효율을 연구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를 중앙정부의 지도와 지원을 받으면서 함께 추진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앙정부도 지방이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의욕을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앞을 보면 환경과 건강에 대한 국민의 욕구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그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시대적 요구를 군민과 함께 합의를 만들어 내는 지자체장이 아쉬운 시대이다.

그래서 손자병법을 동원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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