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功)이 과(過)를 덮을 수는 없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상태바
[기고] 공(功)이 과(過)를 덮을 수는 없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0.07.23 21:3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86세)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 회장 (86세)

 

어느 철학자가 말하기를 “인생은 과(過)와 패(敗)의 점철”이라고 했다.

고매한 학자나 백전백승으로 알려진 이순신 장군도 과와 패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功)과 성(成)의 그늘이 짙어 묻혔을 뿐이다.

제헌절을 앞두고 공과 과를 두고 정쟁화하고 민심이 양분되는 국력소모의 사건이 두 건 발생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참사와 6.25의 영웅 백선엽 장군의 영면 두 사건이다.

먼저 고 박원순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을 국민이 어떻게 정리할 것이며 정치권은 재발 방지책을 국민에게 어떻게 내놓을 것인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서울시장(葬)이 부당하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삽시간에 50만 명을 넘어선 것은 박 전 시장의 공이 적고 과가 크다기보다 국민이 박 전 시장에 대한 배신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느껴진다.

박 전 시장 당신도 그 수준의 품격과 성 인지로 성 평등 여권 신장을 외쳤던가? 배신자 박 전 시장의 서울시장(葬)은 그래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은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기틀을 다졌고 한 채 있던 본인의 주택마저 시민운동에 투척한 열정이 넘친 시민운동가였다.

시장으로서는 뿌리 깊은 토목행정을 시민복지행정으로 전환시킨 큰 공적을 남겼다.

어느 것은 맞고 어느 것은 틀린 것이 아니고 모두가 맞다.

분명한 것은 공이 과를 덮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앞으로 평등과 차별 없는 사회를 앞당기도록 획기적인 전환의 시점을 만드는데 뜻이 모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시장은 모든 잘못을 인정했기에 죽음을 택했을 것이다.

범법자의 죽음은 속죄와 용서를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죽음 앞에는 관대해지고 있다.

일부에서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도 한다. 박 전 시장의 짤막한 유서에서 모든 분에게 미안하다고 한 것이 무책임함을 고백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장례만은 그의 공으로 덮어주고 그 후의 모든 의혹에 대해서는 진상규명 후 과는 과대로 기록되어야 한다.

한편, 피해자의 심적 안정과 그를 연대하는 모든 분에게 온 국민이 성원을 보내고 관심을 함께해야 한다.

정치권이 이 문제를 정쟁화시키고자 계속 논쟁이 계속되면 국민은 너무 피곤해진다.

야당이 여당을 마치 탕자(蕩子) 소굴로 몰아가는 언동은 우리 정치를 후진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예수가 군중을 향하여 ”너희 가운데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거든 돌을 던져라” 라는 성경의 한 구절이 나오게 된다.

여야 간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예방하고 사라지게 할 것인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당이 고개 숙이고 사과로 될 일이 아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해온 관행을 성 평등 차원으로 그 시스템을 확 바꾸는 일이라고 본다.

예컨대 ‘비서는 꼭 여자라야 한다.’, ‘미혼, 예뻐야 한다.’ 이따위 관행을 두고는 예방책이 없다.

이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점점 사회는 성 자유화 사회로 진행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서 특단의 조치 없이 될 일이 아니다.

성차별이 무너지고 제도적으로 차별되지 않는 합리적인 성 평등 시스템으로 모두에게 공감되는 방안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여기에 당리당략이 작동하면 국민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현 시국이 IMF에 버금가는 국란이라고 하는데 국민은 정치인을 쳐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정치권은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백선엽 장군은 대전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단체와 찬성하는 단체 간의 함성을 뒤로하고 15일 대전현충원에 평화로운 안식에 들어갔다.

대구 다부동 전투는 백척간두에서 한국의 존립을 결정짓는 전투였다.

이 전선을 지켰기에 UN군이 합세할 시간과 공간을 얻게 된 한국전의 중요한 고비를 지킨 명장이 백선엽 장군이다.

그 공을 부정하거나 평가절하할 국민은 없다.

백척간두의 조국을 구한 장군에게도 공으로 덮을 수 없는 과가 있었다.

백 장군은 일제 강점기 일본의 간교한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으로 결성된 간도 특설대 장교로서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우리 민족을 토벌하는데 앞장섰다.

백 장군은 이미 친일반역자 명단에 올라있고 그것은 역사가 살아있는 한 지울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정치권이 정쟁화시키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노예해방의 아버지인 링컨 대통령 동상을 내리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대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해방은 시켰지만 기본적으로 인종차별의 싹도 해방과 함께 정지(靜止)시키지 못한 과(過)가 200년이 지난 지금 역사의 심판대에 올라온 것이다.

이것이 역사이다.

언젠가 통일이 오면 우리도 남북 간에 통일 전까지 이루지 못한 역사적 대대적 청산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 세대는 역사적 자료를 소중하게 후손에게 넘겨주면 될 일을 왜 조급하게 국력소모를 해야 하나?

국난극복에 힘을 모으자!

역사는 공으로 과를 덮게 두지 않는다는 천리를 잊지 않기 바란다.

 

 

참고 : 상기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윤섭 2020-07-25 10:32:13
공직자와 정치인은 '공이 과를 덮을 수 없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며 일하기를 바랍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