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견) - 2020년도 청송군 군정 계획을 보았다(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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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견) - 2020년도 청송군 군정 계획을 보았다(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0.02.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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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86세)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86세)

 

봉건시대에는 신분 상승의 길이 학문으로 과거에 급제하거나 전투적 기량으로 무관이 되어 크게 공을 세우는 일 밖에 다른 수단이 없었다.

현대는 신분 상승의 수단이 얼마나 변했고 다양한지 그 유형을 일일이 다 열거하지 못한다.

주먹만 잘 써도 금메달이 걸리고 마라톤의 금메달은 세계가 들썩거린다. 꾀꼬리 같은 목청만 있어도 부와 명예가 안겨진다. 각자의 소질을 찾아 개발하면 성공이 있다.

농경시대의 빈부의 갈림길은 논이다.

논이 많으면 부(富)하고 밭이나 산야는 가난(貧)하게 사는 상징이었다. 영남과 호남 어느 쪽이 부 한가? 옛날은 호남이고 지금은 영남이다. 문명의 발전, 산업의 발전에서 영남이 지형 지물상 더 유리한 조건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토록 변화의 속도는 시공(時空)을 좁히는데 아직 청송군은 이에 따르지 못하는 것 같다. 농촌이 소멸 상태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탈출할 역량을 키울 자산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있음이 2020년도 군정 계획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역량을 키울 청송의 자산이 무엇인지 그것을 찾아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청송의 자산은 다음과 같다.

1) 저온 지대

온도를 섭씨 1도 올리는데 천원이 소요된다면 1도 낮추는 데는 만 원이 들어간다. 섭씨 1도는 물이고 영하 1도는 얼음이다. 저온은 축산 하기에 적지이다. 축산은 농업을 견인하는 기관차이다.

2) 산과 축산을 결합하면 비료와 농약을 대폭 줄이는 순환의 원리가 있다. 순환은 값진 농산물 생산의 관건이다.

3) 정신문화의 유산인 의병공원과 퇴계 학맥이 뿌리내린 서원, 서당이 있다.

4) 유네스코 지정 세계 지질공원과 주왕산 국립공원이 천혜의 절경을 뽐내고 있다.

위에 적은 우리 청송의 자산을 적절하게 결합하고 순환 책을 만들어 군정의 프레임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2020년도 군정 계획을 보면 늘 하던 이야기를 나열해 놓고 있다.

청송사과 홍보 부족으로 혹은 축제에 투자가 적어서 사과 가격이 내려갔는가?

산소카페를 곳곳에 선전하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안이 없다.

산소카페는 농약, 비료, 그리고 쓰레기를 줄여 공기, 토질, 수질을 개선하는 데서부터 신뢰와 이미지를 고양할 수 있다.

우리 청송은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정신적 유산이 있다.

95명의 의병 서훈 자가 있으며 아직 그 후손을 찾지 못하여 훈장을 받지 못한 83명 의병의 넋이 깃든 자랑스러운 청송!

전국 어느 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의 값진 유산을 우리 청송 이미지와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부강서당은 퇴계 학맥의 뿌리로서 그 서당에서 선비 정신이 함양되었고 그 선비 정신(노블레스 오블리주)은 의병 창의로 이어져 수천의 의병을 봉기시켰다.

이 정신적 자산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개방시대에 품질 경쟁은 불가피하다. 품질 경쟁에서 산야(山野)와 축산의 결합을 좀 구체적으로 열거해 보고자 한다.

축산은 더위가 적이다. 더위는 육질 저하와 성장을 둔화시킨다. 폭염이 닥치면 치명적인 경우도 있다.

다농가 소두수(多農家 少頭數) 정책이 좋다. 즉, 전업으로 축산을 하는 것이 아니고 퇴비 공장으로서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시설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설계하면 농업경영에 시간을 크게 뺏기지 않게 된다.

산에서 간벌한 목재로 톱밥을 만들고 그 퇴비가 논밭으로 가면 비료, 농약은 자연스럽게 줄게 된다.

품질 향상은 자연스럽다.

농가가 적은 부담으로 퇴비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레임을 바꾸는 작은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산을 가꾸면서 부산물은 퇴비가 되고 일자리도 만들어내는 순환 원리의 실현은 좋은 예의 지자체 사업이다.

지자체가 좋은 정책을 갖고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구하면 시험 사업이 시작되고 성공하면 확대되게 된다.

지자체가 아무런 정책 개발 없이 중앙 정부에서 주는 돈으로 의지하며 사는 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농민이나 어르신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현금 복지(농민수당, 천 원 목욕 등등)도 청송 군민의 삶을 궁극적으로 여유롭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청송 군정에 시급히 필요한 것으로 크게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현실을 극복할 농업 행정 장단기 프레임

둘째, 양로 행정(養老行政)

농업 행정은 앞에서 요약되었고 양로 행정은 외지에 사는 자식들과 외로운 어르신의 가교 구실을 행정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이다.

군정이 자식 역할이 되어주는 행정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현실이다. 대토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20년도 군정 계획을 보고 위기감을 갖는 군민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운용의 묘를 살려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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