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견) - 금괴와 초콜릿(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
상태바
기고(의견) - 금괴와 초콜릿(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0.02.02 12:13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86세)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86세)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에게 금괴 1kg과 초콜릿 1kg을 두고 하나를 골라 가라 하면 서슴없이 초콜릿을 거머쥘 것이다.

금괴를 팔아 초콜릿 한 차를 살 수 있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개발은 곧 발전이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순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말 그럴까?

특히 우리와 같이 국토가 넓지 않은 나라에서 개발의 역기능이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저해하고 있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자연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인식하는 수준에 와 있다. 환경영향평가란 행정적 절차가 바로 그것이다.

개발로 얻는 것과 역기능으로 우리가 감수해야 할 손실을 따져서 할 건가 말 건가 판단한다.

교량 설치에 교각의 수에 따라 주변 환경에 역기능이 발생한다. 그래서 지금의 공법은 교각을 줄이는 쪽으로 발전되고 있다.

면봉산에 기상대를 건립할 때 환경단체와 함께 무수히 싸웠으나 얻는 것이 많아서 역기능의 피해를 감수하고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면봉산 풍력 사업으로 지역주민이 저지 투쟁을 외롭게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무척 아프다. 면봉산 풍력 사업은 그들의 생존권이나 환경권의 문제 뿐만 아니라 청송의 값진 미래 자산이 파괴되는 일이 될 터인데 군이나 의회가 초콜릿을 거머쥔 어린아이 같은 작태를 하고 있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저지 투쟁 몇 사람의 문제인가? 청송 미래의 자산이 무너지는 일인데 암담하고 한심한 일이다.

 

 

면봉산 풍력 사업이 언제 허가되었는지 또한 이 사업이 국가정책 사업인지, 민간업자가 하는 사업인지 잘 모르지만 이 사업이 군수 권한이었다면 이 군수는 초콜릿 군수로 볼 수밖에 없다. 그 사업으로 군 수입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군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회와 함께 미래를 통찰했다면 해서는 안 될 일이 분명한데 초콜릿 수준의 군수, 군의원을 만들어 준 군민의 책임도 없지 않다.

필자가 본지 기고에서 청송의 미래를 위해 일본의 다카야마(高山)를 모델로 해보자는 제안을 한 바가 있다. 다카야마가 청송과 유사한 환경 조건이 너무 많다. 해발이 높고, 국립공원이 있고, 논보다 밭이 많고, 가난했던 지난날까지 너무나 같지만 다카야마는 지금 일본에서 가장 잘살고 지식수준이 높은 농촌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곳이니 교육받은 청년이 보금자리로 택한다.

그들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산야(山野)를 황금으로 알고 보존하면서 순환시켜 부를 이루었다.

금괴를 잡은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초콜릿 지도자가 욱실거리는 판에 멍청하게 내 집 앞에 풍력발전이 없으니 상관하지 않는다고 하는 꼴이다.

이 풍력 사업을 여기에서 절충하고 마무리하는 일을 현 군수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송의 자산인 주왕산, 노래산, 보현산, 면봉산에서 흐르는 맑은 물, 그 숲이 건강하다면 미세먼지가 사라질 것이고 그 속에서 커가는 자원을 순환시켜내는 금괴와 같은 군수, 군의회가 건재하다면 청송군의 미래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부환 2020-02-02 20:52:05
오늘도 청정청송 고향사랑 전해집니다. 늘 좋은글 감사합니다

김도한 2020-02-02 16:01:43
좋은 생각이시네요 아무튼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