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견) -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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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견) -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배용진 전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
  • 청송군민신문
  • 승인 2020.01.2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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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전 가톡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86세)
배용진 전 가톡릭농민회 안동교구회장(86세)

 

자본주의 삶에서는 누구나 바쁘고 옆 사람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게 살아간다. 내 발에 불똥이 떨어지면 허겁지겁 당황하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정부에서 발표되는 중요한 통계가 사회적 이슈가 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도 우리 삶이 그만큼 여유롭지 않다는 방증일 것이다.

2019년에 발표된 국가통계 두 건을 짚어 보면서 우리의 의식이 어떻게 변해가고 또 자연과 공존의 필요함에도 우리가 얼마나 멀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2년마다 시행되는 의식조사에서 2018년의 조사통계를 보면,

1) 결혼식을 하지 않고 생활해도 좋다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십여 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사정에 의해 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부부가 일생에 한 번인 결혼식을 못 올린 것이 한이 되어 아이를 낳고 살다가 식을 올린다. 지금의 젊은 사람들의 의식이 어떠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식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2) 세금을 더 내더라도 좀 더 엄격한 환경정책을 펴길 바라는 국민이 50%를 넘었다.

미세먼지, 수돗물, 식품 안전성 등에서 쌓인 불안감의 발로일 것이다.

2019년에 발표한 2018년도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에 대한 통계를 보면 기대수명이 2018년에 멈추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늘 조금씩 기대수명이 길어져 왔는데 그 원인을 건강수명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건강수명이란 기대수명에서 병으로 고생하는 기간을 뺀 나이로 통계에 의하면 2018년에 출생한 사람의 기대수명이 85세이고 건강수명은 65세로 나오는데 20년 동안은 병으로 고생스럽게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20년을 병으로 고생한다니 이 통계를 믿어야 하나?

건강수명이 짧아지니 기대수명이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며 건강수명이 짧아지는 원인은 확정할 수 없지만, 환경을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을 붙였다.

선진국의 여러 환경정책 정보가 우리에게 입수되고 있는데 그중 식품 안전성, 수질관리에 많은 국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지 돌아볼 때이다. 특히 농업정책에서는 농민들에게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면서 식품안전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 농민만을 위하는 정책이 아니고 국민의 행복한 삶을 국가가 책임지는 정책으로 봐야 한다.

이런 정책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정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청송의 산소카페는 청송 군정의 슬로건으로 만점이다. 이 슬로건에 대한 후속적인 장단기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른 지역으로부터 청송은 불신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앞에서 말한 국가통계가 이슈가 되지 못하는 사실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합리주의적 사고로 급변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나 윤리의식에도 큰 변화가 온 세대가 국민의 50%를 넘어서고 있다. 어떻게 보면 온고지신에 정신적 가치기반을 둔 사회적 변화와 발전에서 이탈한 사회적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자본과 과학문명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반자연적 의식 수준으로 절벽을 향하여 질주하는 형국이다. 우리의 사회적, 교육적, 정치적 환경이 이 질주를 제어해야 함에도 그 절박감을 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앞날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 부탄이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바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아닌 화학의 오남용이나 자연 파괴로 인해 인간에게 오는 부메랑 등이 행복한 삶과 어떤 관계로 연결되는지 사회적 담론으로 확산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

 

 

배용진 전 회장 약력

1934년 청송 출생, 대구사범의 거쳐 교직에 계시다가 1966년 청송으로 귀농하여 농민운동에 투신, 1984~1988 안동 가톨릭농민회장 역임, 민주헌법 쟁취 국민운동 대구경북 공동의장 역임. 현재는 지속가능한 농업운동 (생명운동)을 하고 있음.

저서: 뿌리가 시드는데 꽃이 피는가 (2002년),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부르지 마라 (2011년), 행복! 그 중심에 농업이 있다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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