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청송 골프장 유치에 대한 생각
icon 동강
icon 2019-05-08 15:15:26  |   icon 조회: 1262
첨부파일 : -
청송에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군수 공약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청송 어디에 골프장이 입지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억지로 군수 공약이라고 반드시 세워져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많은 지자체단체들이 골프장 유치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세수와 고용 때문입니다. 사실 광주 가평 이천 용인 등지는 골프 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수가 들어서 있습니다. 초기에는 반대 여론이 많았습니다만 지금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례로 보아 골프장을 반대하는 많은 이유가 자연훼손과 환경오염, 그리고 위화감으로 인한 이질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 이유이고, 대부분 매각토지 지가의 불만, 고향을 떠나야 하는 불만 등이 있습니다. 그만큼 골프장이 환경을 해치는 위해시설이라는 인식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대로 유치를 원하는 분들의 논리는 세수의 증가와 고용증대, 관광객 유치, 특산물 판매, 토지의 고가매각, 지역 홍보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유를 빼고 골프장 유치에 가장 많은 반대 이유가 농약으로 인한 환경 오염입니다. 현재 골프장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이유가 잔디보호 및 유실수 보호를 위한 것입니다. 잔디 보호를 위해 제초제를 쓰지만 잔디육성 초기 작업에 주로 사용됩니다. 주요 페어웨이 잔디 조성 후에는 잔디를 이식해서 쓰기 때문에 그리 많은 농약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다른 경우 밀집한 잔디가 더위에 녹아 부패해서 녹아버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일부 진균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맹독이 아닙니다. 그리고 법규상 맹독 농약을 쓸 수 없습니다. 평소 잔디를 관리하고 잡초를 뽑아내기 때문에 페어웨이 관리를 위해 농약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독성이 있는 농약의 경우 감이나 모과 밤과 같은 유실수를 심어두는 골프장이 있는데 이럴 경우 농약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잘 아시다 시피 감 모과 밤 같은 유실수에 어떤 농약을 치는지 잘 아실 겁니다. 안 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골프장의 농약으로 인한 피해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마도 동일면적 사과 과수원의 1/100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골프장은 저수지를 따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페어웨이 관리 물, 주방사용 하수, 생활 하수 등 각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된 물이 임의로 방류될 수 없습니다.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물들은 일정한 곳으로 모이게 되어 있고 이곳에서 일정기간 보관되었다가 흘려보내게 되어 있습니다. 관에서는 주기적으로 이 물의 오염도를 측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소홀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가장 주의 해야 할 사항입니다.

다음은 자연훼손입니다. 골프장이 어디에 들어설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카시아나 갈참나무 꿀밤나무만 있는 민둥산이라면 자연훼손에 대해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요. 희귀 동식물의 터전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곳이나 면봉산 같은 산 정상이라면, 국가에서 지정한 보호림과 1등급지를 훼손해 골프장을 짓는다면 저는 반대입니다. 이 문제는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만일 부득이하게 짓는다고 하더라도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 주민 공청회와 동의를 받아야 하며, 이로 인해 생기는 많은 손해를 상쇄할 수 있는 이익이 청송군과 주민들에게 떨어져야 합니다. 이른바 국유림을 불하 해주고 그 이익을 청송군민이 챙긴다면 재고 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주민과 군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가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위화감 및 이질감입니다. 고생하는 사람들 옆으로 좋은 차들이 속도를 내며 달려 생기는 위화감을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골프장 유치로 생기는 이익이 주민들에게 골고루 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지방세 청송에 납부, 일정한 수준의 현지인 고용에 대한 보장, 일정 금액의 현지 농산물 이용, 현지 농산물 판매알선 및 골프장 주변 주요 도로에 선물판매대 확보 및 설치, 청송주민에 대한 그린피 할인제도 시행 등 선진적이고도 모범적인 제안을 관철시켜야 하며 이 또한 맹목적인 게 아니라 서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제안이어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고용의 문제는 반드시 규약에 넣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27홀 골프장의 경우 70명 내외의 직원들과 70명 정도의 일용인력, 100명 이상의 캐디가 고용될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로부터 장년, 여성인력까지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나이의 인력이 고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관리 감독 관청 및 인력의 태도와 자세입니다. 골프장의 설계에서부터 건립,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건립 이후에도 오염과 관련된 문제는 첨예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 기관과 공무원의 적극적이고도 확실한 관리 감독이 필요합니다. 지자체가 유치한 많은 시설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설계 및 건립 허가 당시에는 규범을 지키다가 나중에 관리감독이 느슨해 문제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면봉산 풍력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합니다. 도로개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회의를 서면으로 대충 하고나서 당당하게 군 홈페이지에 올리고, 누가 봐도 웃을 가짜 주민공청회를 하고, 말도 안되는 단체를 앞세워 주민전체의 의견인양 호도 하는 태도는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처음에는 올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지에 살고 있지도 않으면서 글을 쓴다는 게 객관성을 결여할까 싶어서 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5월 연휴에 고향인 청송 현동 도평에 가 보고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도평에도 스크린골프장이 생겼고, 실외 연습장이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물어보니 영천 안동 영덕 포항 등지로 많은 분들이 골프 치러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청송사람들이 외지에서 더 이상 돈 쓸 필요는 없겠지요. 이왕이면 주민 할인을 받은 싼 가격에 청송에서 골프를 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청송에 골프장이 들어오면 좋겠습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여러 조건들을 충족한다는 전제 하에서입니다. 저는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의 계열사 골프장에 2개월 정도 파견을 나가 근무해 본 적이 있습니다.
2019-05-08 15:15:26
58.103.3.1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부환 2019-05-10 08:12:06
군과 시공관계자들이 골프장 건립하려는 계획이 분명하고 확정된 사안이라면 반드시 공청회는 절차상 필요하고 골프장 건립으로 인한 여러분야의 다양한 의견과 문제점을 구체적 사실하에 대책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찬반의견에서 찬성쪽 보다 반대의견의 목소리가 더 강하고 클수밖에 없을것 같습니다만~ 제 사견은 정당한 과정을 거친 ‘찬성’편 입니다.

김태형 2019-05-09 10:37:43
당연히 농업용수 부족의 문제는 골프장 유치시 고려 해야 할 사항입니다. 청송에 유치될 골프장은 물 공급을 어디서 어떻게 받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하수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일반 농가와 달리 심층 암반을 뚫어 사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농가에서는 관정을 뚫어 사용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암반이 아닌 깊은 지표수를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막대한 비용 때문이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물 문제는 골프장 유치에 깊이 고려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청송농부 2019-05-09 07:15:09
청송에서 30분 거리인 영덕이나 안동에도 골프장이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친환경 농약을 쓴다 치더라도 잔디관리를 위해 많은 량의 물이 필요한데 지하수를 이용한다면 가뭄시기에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되지 않을까요?

청송군민신문 2019-05-09 07:06:51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다른 의견을 갖고 계신 분은 반론을 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